대흥동성당 게시판

사람하나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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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bkkim] 쪽지 캡슐

2000-05-29 ㅣ No.350

사람하나 만나고 싶다2 나는 나를 살고 있는 건지 누군가 내 자리에 버티고 서서 자꾸만 떠밀어내는 것 같다 무엇일까 그게 무엇일까 깜깜어둠 아래 나는 점점 작아지고 길 떠난 내 노래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는데 언제쯤이면 내 마음속 별 하나 그 빛을 찾게 될까 그립다 날마다 푸른 별처럼 타오르는 가슴 따뜻한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 백 창 우 - 사람에 대한 기대도 미련도 버리자고, 버려보자고 다짐을 해도 이런 싯구절에 다시 마음이 가라앉는 건 내가 구제불능이라는 것의 증거겠지... 실망할까, 실망시킬까 겁내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시간만 보내고 그래도 기죽기 싫어 큰소리를 친다, 아무나는 안된다고... 내가 누구에게든 아무나가 아니기를 바라면서 주제넘게 웬만해서는 안된다는 헛소리를 하고 다니니 보는 사람은 그러겠지, 웃긴다고... 한번 살다가 죽는거 후회없는 사랑을 해야한다고 이를 악물고 눈을 꼭 감았다가도 따뜻하게 보는 시선에 괜시리 눈을 흘기며 이리저리 재는건 착해져서일까 나이 먹은 탓일까... 사람들이 십자수 같은거 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하고, 음식에도 젬병일 듯한 인상이라고 하고, 아기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고 하고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걸 느낀다. 그런 것들중 하나도 못할 것 같다면 누가 좋아할 것이며 그런거 안할 것 같은 분위기로 봐서 좋아한다면 상대가 나의 다른 면을 횡재라고 할지 배신이라고 할지 모르는 일 아닌가? 이러저런 생각 끝에 그래도 가슴 따뜻한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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