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자유토론실 폐쇄를 강력히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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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희 [danielhl] 쪽지 캡슐

2008-12-25 ㅣ No.8993

 

 

축 성탄

성탄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났습니다.

쇠고기 촛불집회 이후 처음으로 Catholic.or.kr 에 들어와 봤더니 아직도 “자유토론실”이 건재하고 있어 몇 자 써 봅니다.

우선, 저는 이 “자유토론실”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고 생각하고, 폐지를 주장해 온 사람으로


“자유토론실”의 폐쇄를 다시 강력히 주장합니다. 

자기주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고, 댓글을 달아 쾌감을 얻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일반인들보다 교우들이 주로 많이 들어올 텐데, 상처받아 성당 떠나는 사람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믿음 약한 본인입니다.
어떤 분은 촛불집회에 나선 사제에게 안식년을 명한 추기경을 비난하며 성당을 떠난다고도 했습니다.

그 때 정구사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내 생각을 몇 자 올렸더니 벌떼처럼 달라 들어 공격을 하더군요.  어떤 분은 가난하게 사는 것이 나 때문인 것처럼 공격을 하기도 하고 나더러 일제 앞잡이라고 하기도 하더군요.  나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지도 않은 사람입니다.

댓글에서는 수준이하의 글들을 수없이 많이 봤고, 말꼬투리 잡아 물고 늘어지는 것도 많이 봤습니다.   PC 자판 두들기는 연습용으로 댓글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이 봤습니다.


댓글 꼬투리 중에는 택도 없는 꼬투리도 있더군요. 
어떤 분의 정구사 촛불집회에 반대하여 올린 본문에  반대하는 댓글을 달면서 “그것은 네 말이다”라고 쓴 것을 보고 성경내용을 전혀 모르고 아전인수 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런 단순무지한 사람들도 여기 상주하면서 댓글을 쓰는 구나 생각하니 자유토론실에 정나미가 떨어져 그 뒤로는 오늘 까지 여기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주: 가토릭성서 마태복음 27장 11절에 총독이 예수께 “네가 유다인의 왕인가?” 하고 묻자, 예수께서는 “그것은 네 말이다”라고 대답하셨는데, 이 번역은 “네 말이 옳다”로 해야 합니다.  영어판 “You said it"를 말 그대로 오역해 버렸습니다.  참고로 개신교성경에서는 제대로 번역되어 있는 것을 봤습니다)

좌빨인지 우파(우측파란)인지 모르고 같이 섞여 오순도순 지낼 때가 좋았습니다.
굳이 좌빨인지 우파인지 따질 일도 없었고, 그저 형제자매로 지낼 때가 좋았습니다.
늦은 42살에 영세를 받은 나는 순진하여 가톨릭 교인이면 모두 내 편 인줄 알고 딱 한 번 김대중을 찍기도 했고, 옛날 삼호아파트 대표자의 한 사람으로 한계례 신문사를 방문하여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부끄러운 짓을 했습니다.


”자유토론실“ 때문에
누가 좌빨인지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좌빨이 훨씬 많다는 생각이 들어 성당에 나갈 흥미를 잃어버렸습니다.

국가의 정책과 사회문제를 토론에 붙여 신자를 포함한 국민을 갈가리 찢어 놓겠다는 의도가 없다면 “자유토론실”은 마땅히 폐쇄되어야 합니다.
그런 것은 다음의 아고라에 맡겨도 됩니다.

가톨릭이 나설 일이 아닙니다.


정구사 소속 xx신부 후임으로 오신 본당 신부도 정구사 소속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쪽에 가까움을 은연중에 나타내고 있어 이래저래 정나미가 떨어져 본당도 멀리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딱 세 개의
쪽지가 와 있더군요:

(1) 김동원님 쪽지 고맙습니다.
선교사 자격으로 쪽지를 보내셨는데, 잘 읽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못 나가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성당 아닌 곳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만나 뵐 수 있겠지요?


(2) 11구역장 김광태 형제님의 쪽지는 마음에 안 듭니다.
내가 xx본당 xxx 신부님 일을 정구사에 올리려고 하는 것이 어째서 누워서 침 뱉는 일인가요?

내가 정구사 신부라도 된다고 생각하나요?

나는 그저 믿음 약한 신자일 뿐인데, 어째 그런 궤변이 가능한가요?


(3) 소순태님,

설문 만드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지금도 하고 계신가요.

이쯤해서 자유토론실 폐쇄 운동을 펼치시는 것이 어떨지요?

다시 정구사 촛불집회로 돌아가서 생각해봅니다.

업무상 미국을 자주 방문해야 했던 나는 미국의 끝없이 넓은 들판에 너울거리는 목초 벌판도 많이 봤고, 이 목초들이 가을에 건초더미로 변하는 것도 많이 봤습니다.   넓은 목장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들도 많이 봤습니다.  미국 한식점에서 갈비탕 불고기도 많이 먹어봤고, 미국식당에서 비싼 스테이크도 먹어왔습니다.  
미국에 사는 딸, 사위, 손자, 손녀 모두 미국소고기 먹고 살고 있습니다.


국민학교 시절 여름방학 때 식구 중 소 담당은 나였습니다.
오전에 냇가 산 밑으로 소를 몰고 가서 풀어 놓으면 소가 산에 올라가 하루 종일 풀을 뜯다가 서산에 해가 뉘엿뉘엿해지면 스스로 내려왔습니다.
하루 종일 물장구 치고 놀다가 배가 빵빵해진 소를 몰고 집으로 오면, 오늘 소 잘 먹였다고 칭찬을 받곤 했습니다.
좀 커서는 소먹일 풀 베어오는 일로 하루를 보내곤 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대관령 목장이나, 서산목장 말고는 방목하는 목장을 본 적이 없습니다.   좁은 공간에 일년 열두 달  가두어 기릅니다.
가두리가 좁다 보니 주인이 아무리 뒷치닥거를 잘 한 다해도 똥밭에서 삽니다.

사료는 모두 수입해서 먹이고, 건초도 수입한다고 합니다.
어릴 때 보던 외양간은 사라진지 오랩니다.

주저 않는 소를 광우병 걸린 소라고 연속 방송하며 MBC가 선동한 미국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정구사가 참여해서는 안 되었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었고, 나아가  그 분들을 극도로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이 내가 선택한 종교의 사제들이란 사실에 절망합니다


일가친척 중 종교를 가진 분들의 대부분은 개신교를 믿습니다.


거래처 책꽂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911테러와 이슬람교”도 빌려와 읽어봤습니다.

유태교, 이슬람교, 기독교가 믿는 하느님도 같은 하는님이라는 생각을 뒷받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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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전야 자정미사 후 가까운 교우들과  뒤풀이로 맥주를 하면서 캐럴도 합창하고 흰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낭만에 졌었던 때가 그립습니다.
좌빨, 우파 모르고 지낼 때가 그립습니다.


어제는
영세받은 후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성탄전야 자정미사에도 관심 끊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 이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언제 또 catholic.or.kr에 들어올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때는 이 “자유토론실이 없어져 있기를 간구합니다.

사족으로 “자유토론실” 관리자도 은근이 그 쪽 편이라 생각을 가지고 있음도 밝혀둡니다.


2008. 12. 25 성탄 아침
 

이도희 daniel
(토론실에는 동명이인도 있습니다.  본명으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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