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무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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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가톨릭 동호회, 교사방에 터줏대감 중 한분의 글입니다. 이름은 기억 안나고, 교사 경력은 10년 가까이 되나? 나이는 서른이 넘었구, 시집은 아직 안갔답니다. 95, 96, 97년 한참 교사방에서 글 올리고 그럴 때 이분 글 보면서 넉넉함도 많이 느끼고 그랬었는데, 오늘 문득 들어갔다가 저희 교사들이 보아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곳에 옮깁니다. 혹 앞으로도 [번 호] ... 이렇게 나가는 글 올라오면 천랸 가동 교사방에서 때굴이가 글 하나 올렸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번 호] 3287 / 3290 [등록일] 1999년 08월 30일 21:24 Page : 1 / 3 [등록자] 세꾼다 [이 름] 아침이슬 [조 회] 8 건 [제 목] [세꾼다]지겨울 정도로 사랑하는 사이(?) ───────────────────────────────────────
후배교사가 이런말을 하더라구요. 우리 사이는 지겨울 정도로 사랑하는 사이라고요. 그 말을 들으며 "그래, 우린 너무 지겨워"라고 말은 했지만 얼굴엔 함박 웃음이 피어났답니다. 작년에 교사들이 모두 바뀌었답니다. 저와 한명이 그대로 남았고 다섯명이 바뀌었었는데.... 우린 참 오랜시간을 함께 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만난지는 정말 오래되었죠. 그 녀석들 주일학교 때 제가 주일학교 선생님 이었으니까요...
작년엔 꽤나 힘들거라고 예상을 했어요. 모두들 처음이라....물론 제 고집도 만만찮고요. 서툴긴 했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그들이었기에 늘 좋았던건 아니라도 잘 보냈던 시간이었답니다. 작년엔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주일학교의 시간이 의례적인 행사처럼 느껴진다는.... 의무감으로 치러내는 행사..... 그런 마음이 들까봐 걱정 참 많이 했는데....
주일학교 하면서 힘든일도 참 많았는데.... 그 모든 일들이 제 자신의 만족을 채우려 했기에 생긴 것들이더라구요. 예수님은 우리의 부족한 모습 하나하나 까지도 다 이뻐해 주시건만... 내가 무어라고 그들의 잘못을 꼬집어 내고 상처를 주려하는지.... 마음 아파하던 많은 일들....꾸욱 참고 노력했더니 이제 그 열매가 익어가는 듯 합니다. 제가 꿈꾸던....그 주일학교가 조금씩 만들어 지는 것 같은데.... 교사들이 서로 아파하지 않고. 아픔을 감싸주며 서로 위로하고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교사회,.....이런 교사들이 하는 주일학교는 분명 사랑의 공동체가 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가끔 술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이야기들도 많은 생각들을 하게하네요. 힘을 심어주기도 하고요. 너무 사이가 좋아 엄마처럼 언니처럼 사랑이 넘치는 우리 교사들이 참 이쁘게 느껴지는 날이네요. 어느 누가 들어와도 이 마음들이 영원히 이어지길 소망해 봅니다.
지겨울 정도로 사랑하는 사이들이 될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