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성당 게시판

율법은 완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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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2-03-06 ㅣ No.1592

 

 

2002, 3, 6 사순 제3주간 수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5,17-19 (예수와 율법)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들의 (말)을 혁파하러 온 줄로 여기지 마시오. 혁파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습니다. 진실히 여러분에게 이르거니와, 하늘과 땅이 사라질 때까지, 모든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가장 작은 계명들 가운데 하나라도 어기거나 그렇게 사람들을 가르치는 자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 불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로 행하고 가르치는 사람이야말로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 불릴 것입니다.

 

 

<묵상>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나 율법학자들과 많이 부딪혔습니다. 특히 율법에 관한 문제를 놓고 그러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율법을 파기하고 새로운 무엇을 세우려 하셨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나 율법학자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율법에 충실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과 율법을 놓고 논쟁을 하셨던 예수님에 대해서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러나 실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들의 (말)을 혁파하러 온 줄로 여기지 마시오. 혁파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이제까지 율법이나 예언자의 말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율법이나 예언자의 말에 어떤 하자가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만 율법과 예언자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기에 실천적인 면에서 부족함이 있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율법과 예언자의 말씀에서 정신을 제거함으로써 이를 하나의 형식으로 전락시켰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이든지 사람들이 여러분을 (위해) 해 주기 바라는 것을 그대로 그들에게 해 주어야 합니다" 라는 율법과 예언자들의 정신(마태 7,12 참조)은 사라지고, 사람의 삶을 옭아매는 족쇄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마태 22,34-40 참조)는 뒤로 밀리고, 외적인 규정에만 얽매이게 만들었습니다.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통해 인간에게 생명과 자유를 주었던 율법이 인간의 자유를 박탈한 하나의 족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족쇄가 된 율법에 다시금 정신과 혼을 불어 넣어주심으로써 완성시키고자 하십니다.

 

예수님을 통해 이제 율법과 예언자의 말은 더 이상 죽은 문자나 인간을 얽어매는 족쇄가 아니라, 하느님과 이웃을 만나 참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이끄는 삶의 지침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그대로 행하고 가르치는 사람이야말로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 불리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 율법의 외적 규정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하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의 법을 지켜 나가는 것이 신앙인의 참된 삶이라는 가르침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율법과 예언자의 말을 통해 당신을 믿고 따르는 이에게 자유와 사랑을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신앙 생활을 하면서 지켜야 할 수 많은 규정들이 삶을 숨막히게 만드는 족쇄인지, 아니면 무수히 많은 유혹과 장애물로부터 보호해주는 자유의 울타리이자 사랑을 실천하게 하는 든든한 토대인지는 그것을 삶 안에서 실천해야 하는 당사자들의 마음과 실천에 달려 있습니다.

 

사랑하는 벗들 모두가 외적인 규정에 얽매여 허덕이는 힘겨운 신앙 생활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의 혼에 흠뻑 젖어 기쁨과 활력에 넘치는 나날의 삶이 될 수 있기를 이 시간 기도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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