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동성당 게시판

쟈링고와 마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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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ggela] 쪽지 캡슐

2000-04-18 ㅣ No.786

태평양의 한 섬에는 진기한 결혼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결혼을 앞둔 처녀의 값이 소의 마리 수로 결정되는 것이었습니다.

신랑 후보는 신부의 부모가 요청하는 마리 수 만큼의 소를 가져와야만 신부를 데려갈 수 있었습니다.

보통 처녀들은 소 두마리나 세 마리에 시집을 갔습니다.

따라서 소를 가져오겠다는 총각이 나타나지 않는 처녀들은 그대로 늙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섬에 마한나라는 천덕꾸러기 처녀가 살고 있었어요.

어릴때부터 가난한 집에서 보잘 것 없이 자랐답니다.

늘 마한나의 부모님은 걱정하며 말했습니다.

 

"너 같은 것을 누가 데려가겠느냐? 너는 소 한 마리 준다는 사람도 없을 거야."

 

마한나는 나는 소 한 마리 값도 못되다는 생각하며 열등감속에 살아왔어요.

누가 보아도 마한나는 주눅이 들린 평범 이하의 처녀였습니다.

그녀를 위하여 소 한 마리라도 바치는 남자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 섬에 충격적인 소문이 퍼졌답니다.

마한나에게 청혼한 남자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것도 그 섬에서 잘 생기고 용감해서 뭇 처녀들의 가슴을 태우는 쟈니링고라는 총각이 천덕꾸러기 마한나에게 청혼을 했다는 것이었어요.

섬사람들은 술렁거렸고 아마도 쟈니링고가 소를 아끼기 위해 한 마리도 주지 않고 마한나를 데려갈 모양이라고 수군거렸습니다.

마한나의 부모는 의논하기를 마한나를 그냥 줄 수 없으니 소 한 마리라도 받아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들은 밤새도록 의논한 결과 소 두 마리를 요청하기로 정했습니다.

그래야만 한 마리라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쟈니링고가 한 마리밖에 줄 수 없다고 하면, 얼른 못이기는 척 마한나를 주어 버릴 셈이었던 거이죠.

 

드디어 쟈니링고가 마한나의 부모에게 찾아와서 정식으로 청혼하고 소 마리수를 경정하는 날이 왔습니다.

온 섬이 흥분하여 사람들이 마한나의 집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마한나의 부모는 숨을 크게 쉰 다음 쟈니링고에게 말했습니다.

 

"내 딸 마한나를 데려가려면 저.. 저.. 적어도 소... 두 마리는 내야 되겠네.."

 

소 두마리는 분명 마한나의 값치고는 너무 큰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은 쟈니링고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쟈니링고는 미소를 지으면서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한나를 겨우 소 두 마리로 보시다니요. 저는 어릴 때부터 마한나의 착하고 어진 마음과 행실을 보았습니다. 저는 소 일곱 마리를 마한나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귀를 의심했습니다.

소 일곱 마리는 추장의 딸인 공주를 데려갈 때나 내는 금액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쟈니링고는 마한나를 공주처럼 취급한 것입니다.

마한나의 부모는 깜짝 놀라고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정작 누구보다도 제일 놀란 사람은 커튼 뒤에 숨어서 가슴을 떨면서 이 광경을 훔쳐보던 천덕꾸러기 마한나 자신이었습니다.

그는 깊은 감사와 감격이 가득한 황홀한 눈으로 쟈니링고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섬에서는 신혼부부가 일년 후에야 신부의 집에 찾아와서 인사를 드리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쟈니링고와 마한나가 일년 후 돌아오는 날 마한나의 집에 모여 있던 마을 사람들은 마한나의 변한 모습을 보고 다시 한 번 크게 놀라고 말았습니다.

마한나는 일 년전의 주눅들려 눈치나 보던 천덕꾸러기 마한나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몰라보게 달려져 있었습니다. 마치 공주처럼...

그녀의 태도는 우아했고, 그이 얼굴은 사랑의 헌신으로 조화된 신비스럽고도 아름다운 표정을 띄고 있었던 것입니다.

딸의 아름다운 모습에 얼이 빠져 있던 마한나의 부모는 서로 마주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딸이 이럴 줄 았았으면 소를 열 마리를 달라고 할 걸.."

 

그의 가치를 진심으로 알아주고 그를 공주처럼 귀하게 여기는 남편의 사랑 속에서 마한나는 정말 그대로 변하고 만 것입니다.

 

우리 가정에도 쟈니링고와 마한나처럼 서로 알아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피곤에 지친 아내를 노래하게 만들고, 주눅들린 남편이 다시 일어나도록,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왕자나 공주처럼 고결하게 자라 서로서로 이해하고 알아주고 가치를 높여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랑의 힘이 만들어 내는 위대한 예술이 아닐까요..?

한 번 안아주면서

"당신은 내게 소중한 사람이야"

"당신의 기쁨은 곧 나의 기쁨, 당신의 슬픔은 곧 나의 슬픔이야"

라고 한 번 말해주세요.

 

그대의, 그대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라 언제나 가장 가까운 것 같아요.

참 사랑이 있는 가슴속에, 참 감사가 표현되는 입술속에, 참 마음을 나누어 주는 빈손위에 행복은 흰눈처럼 쌓이는 것이리라 생각해봅니다.

사랑하는 망우동 청년 여러분 가까이 있는 행복을 잡으세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행복을 얻을수 있다면야....

늘 행복하시길를 젤라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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