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양찬일의 <한국경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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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seonbie] 쪽지 캡슐

2008-12-09 ㅣ No.8945

 
1.  서   론
 
 
양찬일 선생이 지난  수 주동안 <가톨릭굿뉴스>의 자유토론실과 정치/북한방에서 발표했던 주옥(?)같은 글을 모아
 
'양찬일의 <한국경제론>을 엮어서 펴내게 되었습니다.
 
이 곳 게시판에 오는 네티즌 여러분께 양찬일 선생의 의견을 널리 알리고 아울러 비판적인 사고를 이끌어 내는 데에
 
이 글의 목적이 있음을 밝힙니다(이하 평어로 합니다).
 
 
 
2.  양찬일의 원인분석
 
 
 
(1)  부동산 문제
 
양찬일은 현재 우리 경제상황의 원인이 지난 정권(특히 노무현 정부)에 있다고 보면서, "지난 정권의 행복도시.. 혁신
 
도시.. 정말 무리한 정책이었고 전국의 부동산을 땅투기화하는데 혁혁한 전공을 세운 정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은행들이 외형경쟁하면서 일반 시민들에게 엄청난 가계대출을 해줬"고 "그 돈이 부동산으로부터 올라가 엄청난 버
 
블을 만들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  양찬일의 지적은 나름 타당한 구석이 있다. 경제일간지들의 분석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본다.
 
참여정부의 중반까지 부동산 정책이 갈팡질팡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유력 일간지(조중
 
동)가 주장하는 부동산 정책이 참여정부 중반 이전의 부동산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규제완화와 공급확대
 
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는 점에서(예 ; 양도세 중과 폐지, LTV 제한 완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참여정부가 실패했
 
던 부동산 정책을 다시 한 번 재현하려는 몸부림에 불과하다.
 
(2)  주식시장
 
작년 말의 "주가지수 2000은 펀드열풍이라는 기업의 내재적 가치 외에 여러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또 외국인 투자
 
자들 움직임에 의해서 그렇게 되었던 것이고" "지금 빠져나간 외국인들이 또 들어오게 되면 주가지수는 언제든지 다
 
시 올라"갈 것이며, "지금이 바닥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어서 "안 그래도 여유자금 중 일부를 몇년 장기투자해 볼 생각"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  참여정부 시절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의해 주가가 올랐고, 이명박 시기에는 외국인들이 빠져나가서 주가
 
가 내렸다면, 여기에는 우리 정부(경제 당국)이 시장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고환율 정책과 잦은 시장개입 그리고 감세를 하면서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모순된 정책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정책이다.
 
지난 정권에서는 경제장관이 직접 해외 신용평가기관을 방문해서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기 위해 애썼고, 남
 
북문제와 관련해선 국방부 기획실장까지 대동했다.  언론에서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얼마고, 얼마나 상향되었다
 
는 보도가 종종 났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외신용평가에는 아예 신경도 안쓰는 모양이다.
 
양찬일도 주가가 "지금이 바닥이고", "여유자금 중 일부를 장기투자"하겠다던 호기가 사라지고 이제는 "돈이 없는
 
편"이라 "(임상수와) 즐거운 술자리라도 가지면서 내수확장에" 주력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강남 쪽에" 산다는 양찬일이 이 지경이면 서민들은 오죽하겠는가!
 
(3)  서민경제
 
"자영업자들 힘들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노무현 때도 식당주인들이 솥뚜껑가지고 나와 시위하던" 사
 
례를 들면서, "정부가 모든 국민의 문제를 일시에 해결해 줄 수는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  이명박과 한나라당 그리고 그 추종세력이 지난 정권시절에 '잃어버린 10년'이라며 서민경제를 살리자고 부르짖
 
다가 지금에 와서는 "양극화는 트렌드(강만수)"라며 부유층 감세와 친재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양찬일도 시인하고 있다. "자영업자들 힘들었던 것은" 지난 정권이나 현정권의 탓이 아니고, "정부가 모든 문제를 일
 
시에 해결해 줄 수 없"다고 외면하지 않던가!
 
(4)  국제경제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에 통화스와프협정 이루어 낸 것"이 "정말 훌륭하"다면서, "완벽하진 않아도 우리나라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높이 평가하였다.
 
또한 "보호무역 하길 바라나", "미국이 어떤 정책을 쓰건 대한민국은 우리 국익에 맞는 정책 노선을 가지고 미국, 그
 
리고 세계와 협상하면" 된다고 말한다.
 
 
→  지난 10월 30일 韓美통화스와프협정이 체결되기 직전 달러대비 환율이 1,500원까지 치솟아 금융시장이 패닉상
 
태에 빠졌던 것을 생각하면 그나마 통화스와프는 다행이었다.
 
그러나 3주만에 원상태로 환율이 복귀했다(양찬일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통화스와프협정 체결 당시 한국은행장이
 
"그 돈은 실제 쓰는 돈이 아니라, 일종의 보험같은 것" 이라고 했는데 12월 2일 1차로 40억 달러, 그리고 12월 9일
 
30억 달러를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사상 최대라는 무역흑자 49억 달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외환시장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방증이다.
 
 
→  이번에 G20 정상들이 '자유무역이냐, 보호무역이냐' 를 논의하러 모인 것이 아니다. G20은 '금융시장규제' 문제를
 
협의하러 모인 것이다. 지금에 와서 한 세기 전의 보호무역하겠다는 나라가 어디 있나?
 
현재의 미국발 금융위기는 규제가 없는 금융시장에 규제를 할 것인가,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는 어느 정도의 규
 
제가 필요한가라는 것이 주된 의제였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이지만 금융업 강국은 아니다.
 
따라서 그 어느 나라보다 적절한 금융규제가 필요한 나라라고 본다.
 
이번 G20 정상회합 중 금융규제에 소극적인 나라가 미국이었는데, 미국은 금융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된지 오래다.
 
현재 미국의 주력 수출상품은 농산물과 전쟁무기 정도 밖에 안된다.
 
(자동차가 있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겠지만 미국 자동차는 내수용이다)
 
그 밖에 바로 투자은행으로 대표되는 금융업이 주력인데, 이 금융업이 제조업을 지배하면서 M&A, 구조조정, 노동시
 
장 유연화, 생산설비의 해외 이전 등이 미국에서는 일상사가 되고 말았다.
 
이번에 미국발 금융위기는 이러한 문제가 결국 곪아터진 것으로 보눈 것이 옳다.
 
그런데도 우리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들)은 공산품의 수출입 규제라는 시각으로 국제경제를 인식하고 있으니 정말
 
실망스럽기 그지 없는 것이다!
 
 
 
3.  양찬일의 거시경제 진단
 
 
(노무현) "대통령 완전 잘못 뽑아 5년 동안 말아먹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미증유의 경제 위기를 맞이해 나름대
 
로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외환보유고가 IMF위기 때와 다르게 축적되어 있고, 금융기관의 부채비율도 낮은" 데다가 "대기업들 사내유보
 
금이 엄청나"므로 "대한민국 (경제)은 튼튼"하다고 지적한다. 
 
 
→  지난 정권에서 5년 동안 말아먹었다더니, 이제는 외환보유고가 축적되어 있고, 금융기관의 부채비율이
 
낮아 우리 경제가 튼튼하다고?
 
(양찬일의 표현을 빌어서) 묻자면 "그럼 지난 5년동안 경제가 아주 엉망이다가 올해 2월 25일 이후로 외환보유고가
 
충실해지고 금융기관의 부채비율이 건전해져서 대한민국 경제가 튼튼해졌단 말인교?"
 
(밑줄 친 부분은 양찬일의 원표현임)
 
 
 
4. 양찬일의 경제해법
 
 
(1)  거국적 협력
 
양찬일은 이명박의 잘못을 다소 인정허면서 거국적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현 야권은... 이런 세계적 경제공황 속에서도.. 현 정부를 견제하기만 할 뿐 법안 통과 하나도 제대로 협조 안하고
 
있"으면서 "맨날 대통령 욕만 하"는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며,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잘하려고 하는데 딴지나" 건다
 
고 힐난한다.
 
아울러 "전 국민이 힘든 경제공황의 시기에 정부정책을 무조건 비판하기 보다는 협력할 부분은 협력"해야 한다고 주
 
장한다.
 
 
→  양찬일 역시 "좀 잘못 방향을 잡은 것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조언과 비판을 가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 정부는 "좀" 이 아니라, '아주'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본다. 그러니 정부에 기꺼이 협력할 수 없는 것이다.
 
금융시장자유화에 찬성해야 할까, 부유층 감세에 협력해야 하나? 아니면 상수도 민영화에 협력할까, 의료민영화(보헙
 
업법 개정)에 협력할까? 또한 공기업 민영화와 대운하에 찬성해야 하나? 
 
국민과 야당으로서는 협력해야 할 일이 전혀 아닌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것들이 바로 이 땅에 사는 다수를 벼
 
랑으로 내모는 것들인데, 양찬일은 "이명박 대통령이 잘하려고 하는" 일이란다!
 
(2)  대운하 사업
 
"환경파괴만 안된다면.. 경제적 가치만 어느 정도 보장된다면 추진해야" 한다면서,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의
 
과감한 사회 인프라 투자를 적극 지지" 하고 있다. 
 
 
→  환경파괴 안하고, 경제적 가치를 보장하면서 대운하 파기가 어려운 것으로 아는데, 굳이 하나마나한 말일까?
 
첫번째 문장은 12월 5일에 조심스럽게 나온 것이고, 두번째 문장은 사흘 후 미국발 경기부양책이 발표된 때에 나 
 
온 것이다.
 
처음 주장은 그래도 환경파괴 우려와 경제적 가치의 보장을 조건으로 대운하 사업을 찬동했지만, 두번째 주장은 "안
 
된다면(5일)"에서 "파괴를 최소화(8일)"로 환경파괴를 감수하는 태도로 변경했다.
 
게다가 경제적 가치 보장은 아예 사라졌다.  더욱 "과감한 투자"를 "적극 지지"하는 쪽으로 변한 것이다.
 
(여기서는 대운하 사업에 대해서 길게 논박하지 않고 양찬일의 '심경 변화'만을 지적하는 것으로 그치겠다)
 
 
 
5. 결  론 
 
 
양찬일 선생의 '거침없는' 주장을 한 데 모아 놓고 한 편의 '저술'을 해놓고 보니 역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양찬일 선생이 평소 창작글이 거의 없다보니 제대로 된 논쟁과 비판을 하기가 어려워서 주제별로 모아 놓으니 제법
 
하나의 작품이 된 것 같이 여간 흐믓하지가 않다.
 
양찬일의 주장의 모순점과 그 내용은 이명박 정부의 바로 그것이라고 본다.
 
양찬일은 왜 노무현 세력이 지난 선거에서 530만표 차이로 패배했는지 알아야 한다.
 
노무현 前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추수하던 이들이 결국 다수 국민과 유리되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명박 '개인'은 실패하더라도 '대통령' 이명박은 성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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