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동성당 게시판

[Re: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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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형 [klino] 쪽지 캡슐

2001-03-10 ㅣ No.718

  680 이진영 자매님의 글을 잘 보았습니다.   제 의견을 기다리시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적습니다.  저희 송파동 성당이 신설된 지도 6개월이 지났습니다.  많은 부분에 있어서 부족하지만 많은 형제 자매님들의 관심과 기도 덕분에 우리 성당은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성당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자매님이 알고 계시다시피 올해에 성당에서는 각 구역의 활성화를 위해서 월 10만원씩 지원하기로 예산을 책정했습니다.  물론 성당의 예산이 남아돌아서 구역을 지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역 예산을 책정한 것은 "구역에 대한 본당의 관심"이 크다는 뜻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주교님으로부터 송파동 성당에 가라는 소임을 받고 지금까지  "이 성당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무엇인가?"하는 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백성이요,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신자들"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모인 신자들이 바로 교회입니다.

 

  자매님은 "구역의 운영을 위해서 회비를 걷어왔고 별문제가 없는데, 굳이 다른 성당에서도 책정하지도 않은 구역을 지원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우리 각자가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보았으면 합니다.  " 정말로 구역이 잘운영되고 있는가?   각 구역 공동체는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가?   나는 내 구역에 있는 사람들을 얼마나 잘 알고 관심을 가져왔는가?   우리 구역 공동체는 쉬고 있는 교우들, 예비자들, 누군가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하는 동네 주민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왔는가?"

 

  서울 대교구에서는 21세기 미래의 교회의 방향을 소공동체로 잡으면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에 반과 구역의 활성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우리는 반과 구역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을 해왔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평균적으로 아무리 적게 잡아도 한 반에 20세대(60명 이상)가 있습니다. 그런데 반모임을 할 때, 구역 모임을 할 때 몇명이나 참석을 하고 있습니까?

 

  구역 공동체가 해야할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각 구역의 모임이 활성화되고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할 때,  바로 송파동 성당도 화기애애하고 하느님이 보시기에 보시기 좋은 역동적인 성당이 되리라는 믿음을 저는 갖습니다. 우리 성당 안에는 시급하게 해결을 해야할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구역 공동체가 하느님이 살아숨쉬는 공동체가 되도록 활성화 시키는 것이 어떤 문제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오히려 성당의 예산이 풍족하다면,  구역을 더욱 지원하고 싶습니다. 각 구역의 위원장님들께는 반장님들과 상의를 해서 이 예산을 구역을 활성화 시키는 데 사용하시도록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떤 구역에서는 정말로 이 예산을 받지 않고도 구역을 잘 운영하자고 의견이 모아 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돈은 다시 성당에 감사헌금이나 건축헌금의 형태로 반환하실 수도 있습니다.

 

  자매님의 말씀대로 성당의 재정사정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당이 모든 활동에 소극저이지는 않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특별한 일에 걷는 2차헌금을 제외하고 25백만원이 넘는 돈을 자선비로 책정해 두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어렵더라도 꼭 쓰고 해야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 건축헌금으로 성당의 운영이나 구역을 지원하는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바로 신자분들이 내시는 헌금과 교무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자매님께서 지적하셨듯이 "사목의 협조자(보좌 신부님, 수녀님)을 저희 성당에 모시는 일도 아주 시급합니다. 그러나 이분들을 모시기 위해서는 이분들이 살 집과 생활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을 저희 성당에서 먼저 마련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제관과 수녀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지금의 성전을 이대로 계속 쓸 것인가? 아니면 전반적으로 보수해서 쓸 것인가?  새로 성전을 지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 결부해서 해결하는 것이 순리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 성당은 장단기 계획을 세워서 앞서의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야할 때가 된것 같습니다. 바로 건축헌금은 나중에 용도에 맞게 사용하기 위해서 잘 모아두고 있습니다.

 

  성당에 대한 자매님의 깊은 관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성당은 이제 시작입니다. 조금은 불편하고 보족하더라도 인내와 애정을 가지시고 성당을 위해서 많은 기도를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성당은 저나 사목위원, 단체장만의 성당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성당이요 우리 모두의 성당입니다.  송파동 성당이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성당이 되기를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권태형(리노) 신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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