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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님 선종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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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환 [j8014] 쪽지 캡슐

2009-03-19 ㅣ No.1148

김수환 추기경님 선종에 즈음하여...

 

우리집에는 81세된 어머니(본명:한 모니카)가 계시다. 어머니는 어제 김수환 추기경님의 서거소식을 듣고 많은 슬픔에 잠겨 계시다. 어머니는 오래전부터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셨으나, 1991년에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불치의 병을 앓고 계셨다. 당시,집에서는 새성전봉헌미사를 드리는 날이 영하 11도이기 때문에 어머니를 미사에 모시고 못간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누이동생과 집사람의 권유로 새성전봉헌미사에 참석하시도록 하였다.

어머니는 그당시 쌈지돈이 모이면 늘 도봉동 성당 성전건립기금으로 봉헌을 하시곤 하셨으며, 나(윤 베난시오)는 당시 도봉동 성당 사목회 총무로 활동을 한 바 있었고, 집사람(이아네스)은 구역장일을 맡아서 보았다.

어머니는 1991년 12월 1일 도봉동 성당 새성전미사시에 악성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불치의 병을 앓고 있던 터에 며느리의 권유로 새성전봉헌미사에 참석하게 되었고, 시어머니의 병을 낫게 하려는 의도에서 “어머니, 추기경님 옷자락을 붙잡으세요”하고 말하였고, 어머니가 추기경님 옷자락을 붙잡으시면서 "되었냐?"하고 되묻게 된 것이다.

아마도 어머니는 성경에 나오는 귀절에서,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고서 하혈하는 여인이 병이 나은 것처럼, 꼭 나으리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추기경님 옷자락을 잡아 당겼으리라 생각된다.  

어머니는 당시, 미음도 못 넘기는 상태로 악화되어 있었으나, 추기경님 옷자락을 잡고나서 그날 성당에서 나누어준 떡을 반개나 다먹는 기적과같은 일이 일어난 후, 혈소판수가 1만개에서 2천개, 3천개씩 늘어나다가 10만개까지 정상으로 늘어나고 건강도 회복이 되어 6개월뒤에는 완전히 회복되었고, 현재까지 건강하게 살고 계신 것이다.

당시, 아산중앙병원에서 천주교 신자였던 김상희 박사도 이러한 일을 보고 은총이라고 말하였다.

이날, 김추기경님께서는 “이 미사중에 기적과 같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라는 말을 하셨다.

참고로 “악성재생불량성 빈혈”은 자신의 몸에서 피를 만들지 못하는 병이다. 따라서 혈액을 사서 주사를 놓아드렸고, 혈액이 모자랄때는 큰 아들인 나도 피를 제공하였고, 막내동생도 피를 제공한 바 있다. 이 병은 얼굴이 달덩이(Moon Face) 처럼 부어 오르면서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당시 6명의 재생불량성빈혈환자가 아산중앙병원에 있었고, 어머니를 제외한 5명은 이미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생명을 구하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선종하셨다고하니, 어머니의 기적이 생각나고..., 그래서 명동성당의 추모의 대열에 집사람과 4시간 기다려 추기경님의 마지막으로 가시는 모습을 보고왔다.

날씨가 매우 추웠으나, 추모의 열기가 대단하고, 그 대열이 길고도 길어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다시한번, 주님께 감사드리며, 추기경님의 선종에 대하여 안타까움과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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