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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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9-11-15 ㅣ No.4046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11/16

 

예수님은 가끔 이해가 잘 안 갈 때가 있습니다.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하시며, 자꾸 되지도 않는 것을 청하여 하느님을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비유를 드십니다.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마침내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루카 18,2-5)라고 하시면서 다시 또 이르십니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6-8) 그러시면서 또 다른 안타까움을 표시하십니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8)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들으면서, 나중에 우리가 먹고 사는 데 필요한 것이 더 없게 되면 그나마 예수님께 기도나 할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전후 밀가루 신자들을 기억하면서, 어려울 땐 이것 저것 달라고 기도라도 하겠지만, 오늘이 피곤하고 힘겨울 때는 내일을 평안케 해달라고 청하기라도 하겠지만, 이러저러한 복지가 늘어나고 여러 가지 삶의 여건이 호전되면 예수님을 바라보기나 할까 우려됩니다. 주님 사랑 안에 머물고 그 사랑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그저 먹고 마시는 데 필요한 것만을 청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풍요와 완성, 그리고 행복과 구원을 향한 것임을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예수님의 또 다른 말씀,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루카 11,13)라고 하시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보다 인격을 지닌 인간으로 성숙해지고 거룩해지며, 나와 형제들의 구원을 위해 애씀으로써 우리 가운데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소명을 다하기로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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