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짧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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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pjohn] 쪽지 캡슐

2001-02-28 ㅣ No.3602

오늘은 재의 수요일 입니다. 10시 미사에 신자분들의 이마에 재를 뿌리는 예식을 했습니다. 재를 뿌리면서 신학교 때 먼저 하늘나라로 간 동기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은 한 줌의 재로 변해 있는 친구를 보냈던 날.

 

 

"우리 진영이는 뜨거운 것 싫어해.  엄마 집으로 데려가자"

울부짖던 친구 누님의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화로 속으로 들어가는 친구는 "내 몫까지 살아주라" 고 간절함으로 말하고 있었고, 저는 "그러마"하고 대답했습니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가르친다.’는 기사를 어느 신문에서인가 본 적이 있습니다.    

오늘 그 친구는 다시 나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너 잘 살고 있니?"라고 말입니다.

 

사순절의 시작.

친구의 간절한 목소리로 주님께서도 간절하게 말씀하시고 계시는 듯 합니다. "얘들아 내가 살았던 모습 그런 모습으로 내 몫까지 살아주라. 사랑을 살아주려무나"

 

한 없이 작아지는 2001년 재의 수요일 입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기쁨을 가각하는 수요일이기도 합니다.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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