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동성당 게시판

씨랜드 영결식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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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민 [h-mingo] 쪽지 캡슐

1999-08-09 ㅣ No.272

지난 토요일에 씨랜드 희생자들의 영결식에 다녀왔습니다.

많이 아파하는 경숙이 누나의 모습 때문에 저도 많은 인내가 필요했구요.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해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함을 아쉬워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제 글이 우리의 관심에서 사라져간 아픔으로 기억하기 보다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리고 은폐된 우리 사회의 뒷모습을 씁쓸히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날 그날을 먹고 사는 매스컴에서는 잊혀진 관심의 대상이 되었더라도 말입니다.

 

그리구요.

아래 글은 참사의 소식을 접한 후에 적어본 글인데요.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혹시 예전에 올린 신경숙 아그리피나 자매님의 조카에 관한 글을 못보신 분들은 저 밑에

(231번째 글) 제가 올린 글이 있거든요. 그러니 꼭 읽어주시구요.

이제 천사가 된 형민이를 생각해서 기도 많이 해주세요.

 

꽃망울에 이슬이 맺힌 체로

그렇게 가지가 잘려버려야 했던 네게

떨어지는 꽃잎이 되어 가는 우리는

네 꽃망울만 바라볼 수밖에 없구나

아직 네게 건네지 못한 사랑도

남아있는데....

아직 네게 가르치지 못한 사랑도

남아있는데....

마르지 않는 샘처럼,

굽이쳐 흐르는 강물처럼,

아직 많은 것이 남아있는데.....

 

이젠

파도 위에 던져버린 미안하단 말도

네게 닿기 전에 되돌아 와버리는

주인 없는 말이 되었구나.

닿지 못한 메아리처럼 가슴 속에

메아리만 치는구나.

미안하구나...

 

하지만

바람에 네 이름 실려보내

네 목소리 들어보고

구름에 네 얼굴 띄워보내

네 미소 기억하고

힘찬 파도 위에 네 모습 실어보내

네 뛰놀던 모습 기억하련다.

우리 바라보고 '까르르' 웃고 있을

너 생각하며, 우리도 널 추억하련다.

네가 닿아있는 그곳,

그곳에 닿을 수 있을 때까지.....

사랑한다....

 

형민이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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