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성당 게시판

발레타인데이의 유래와 그 진정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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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식 [zamboni] 쪽지 캡슐

2001-02-14 ㅣ No.2745

 

 

  옛날 로마시대에 어떤 황제가 있었습니다. 이 황제는 자기 나라인 로마의 영토를 넓히려고 전쟁을 일으켰는데..., 전쟁을 좀 더 빨리 이기고 싶다는 생각에, ’모든 로마병사들은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결혼할 수 없다’는 ’금혼령’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병사들은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결혼을 할 수가 없었는데..., 한 병사와 사귀던 어떤 아가씨가 ’금혼령’ 때문에 청혼을 못하는 이 병사에게 청혼을 했습니다. 당시 로마사회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청혼을 해야만 했기 때문에..., 여자는 남자에게 감히 청혼할 수 없는 시대였기 때문에..., 이 아가씨는 잘못하면 사회의 지탄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그 병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용기를 내어 청혼을 했던 것입니다. 이 청혼을 받은 병사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여자가 먼저 결혼하자고 한 것도 당황할 일인데, 지금 황제로부터 결혼하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진 상황에서 청혼을 받았으니 얼마나 당황했겠습니까? 그러나, 이 병사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을 것을 감수해 가며, 자신에게 청혼한 이 아가씨에게, 자신도 용기를 내어 자신의 사랑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에서 그 청혼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고는 신부님께 가서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계약을, 혼인계약을 하느님 앞에서 맺게 해달라고 청하였습니다. 신부님 역시 황제의 명령을 알고 있었지만, 그 사랑의 약속, 혼인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황제는 화가 나서 이 결혼을 주례한 신부님을 처형했는데..., 그날은 2월 14일, 이 신부님의 이름은 바로 ’발렌티노’였던 것입니다.

 

 

 

 

 

 

 

  초기 교회 시대에 거룩한 삶으로 많은 이들에게 모범이 되었던 발렌티노(Vallentino) 성인의 전설적인 이야기인데, 며칠후면 다가올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Vallentine Day)"는 바로 이 발렌티노 성인을 기리는 날입니다. 요즘의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에게 "발렌타인 데이"가 뭐하는 날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초콜릿을 주는 날"이라고 대답하겠지만, 사실 "발렌타인 데이"는, 첫째,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 고백을 할 수 있는 날이고..., 둘째, 남자와 여자가 일평생을 같이 사랑을 나누며 살겠다는 사랑의 계약인 결혼은, 그 어떤 인간적인 힘도 방해하거나 억압할 수 없다는 사랑의 특징을 알려주는 날입니다. 이것은 사랑을 나누는데 있어서는 그 어떠한 차등, 즉 남녀의 구별로 대표되는 그 모든 인간의 이기심이 빚어낸 계급도, 구별도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고..., 그 사랑은 인간적인 계산과 논리에 묶이는 것이 아님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꼭 남녀간의 사랑만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 날이,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전해 주는 날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인간적인 계산과 논리, 우리 사회의 규제나 억압 때문에, 그동안 사랑을 전해주지 못한 사람들, 감옥에 갇힌 사람들..., 북한 사람들..., 사회에서 소외 받는 장애인들이나 병자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해주는, 그러한 사람들과 평생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며 살겠노라고 다짐하는 날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숭고하고 아름답고 거룩한 사랑의 날이, 언제부턴가 인간의 상업적인 계산이 파고들어 와서는, 마치 비싼 초콜릿을 전해 주는 날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자기의 사랑을 조그마한 정성이 들어간 초콜릿으로 표현하고 고백한다는 것은, 참 좋은 일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이런 소박한 의미가 몇몇 사람들의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려는 장사속으로 퇴색되면서, 또 자신의 사랑이 초콜릿의 가격을 기준으로 평가된다고 느끼는 학생들과 젊은이들의 어리석은 생각이 보태져서, 2월 14일을 ’발렌타인 데이’가 아닌, ’초콜릿가격으로 사랑의 깊이를 보여주는 날’이 되게 한 것입니다. 마치,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으로 창조한 이 세상이, 한낱 창조물에 불과한 인간들의 이기적인 욕심에 의해서, 더럽혀 지고, 하느님의 법칙과는 전혀 상관없어진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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