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의 영성

성 요한 보스코 사제 [St. Joanns Don Bosco, C.]

인쇄

류현숙 [hsryu] 쪽지 캡슐

2001-02-21 ㅣ No.11

                    성 요한 보스코 사제 [St. Joanns Don Bosco, C.]

 

                                                                                    (축일 1월 31일)

 

   이탈리아의 토리노에는 "고아들의 아버지"라고 기록된 한 무덤이 있다. 비명(碑銘)은 지극히 간단하지만 그 분이야말로 무수한 고아의 아버지로 공경을 받는 성 요한 보스코이다.

   요한 보스코는 1815년 8월 16일 북 이탈리아의 토리노 교구의 카스텔누오보 근처의 작은 마을 베치에서 근면하고 고결한 성품을 지닌 독실한 신자인 아버지 프란치스코 루이 보스코와 역시 모든 선덕을 구비한 신심 깊은 어머니 말가리다에게서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였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대단한 혜택을 받은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프란치스코가 34세에 급성폐렴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어머니 말가리다에게 남긴 말 "자녀들을 잘 부탁하오, 특히 어린 요한에게… "은 요한을 훌륭한 인물로 키우게 되는 어머니 말가리다의 열성적인 자녀교육으로 이어졌으며 그녀 역시 그리스도교를 믿는 어머니들의 모범이었다.

                                  ***

   다음은 요한 보스코의 어릴 적 꿈 이야기이다.

   요한은 꿈속에서 한 무더기의 소년들 틈에 끼어 있었다.  그들은 웃고 떠들었는데 갑자기 한쪽에서 욕지거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화가 난 요한이  소년을 때리자 소년들은 모두가 한 패가 되어 요한을 둘러싸게 되었고 아이들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걱정하고 있는데 갑자기 밝은 빛으로 둘러싸인 어떤 사람이 나타났다. 아이들은 모두 조용해지며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리 오너라, 요한아." 그 사람은 요한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그 아이들을 때려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게 죄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 잘 가르쳐 줘야 한다. 그리고 순결이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도 가르쳐 주어라." 화가 난 요한은 머리를 저으며 "나쁜 아이들을 어떻게 참아 줄 수 있어요?"라고 말하자  "나는 네가 하루에 세 번씩 기도로 인사드리는 그분의 아들이란다. 내가 시키는 일은 하나도 어려울 게 없다. 나의 어머니의 말을 잘 들으면 모든 일이 쉽게 될 게다." 그 말을 한 사람이 사라지자 소년들이 개와 늑대로 변했다. 요한이 무서워 도망치려는데 금빛 망토를 입은 아름다운 귀부인이 서 있었다. "겁내지 말아라, 요한아. 내가 이 동물에게 어떻게 하는지 잘 보아라. 너도 나의 자녀들을 위해 이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일을 잘 하려면 먼저 겸손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분이 말이 끝나는 순간 사납던 동물들이 모두 순한 양으로 변해서 그분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너무 두려워 울고 있는데 "걱정 말아라, 내 아들아. 때가 차면 다 알게 될 것이다."라고 그분이 다시 말했다.

이 꿈이 그의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 어머니 말가리다는 작은 소리로 말하였다. "네가 신부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 사제의 영혼을 지닌 어머니 말가리다는 후일 요한 보스코 사제의 요즈음 대안학교에 해당하는 교육사업에 헌신을 한다.

                                ***

   어렵게 신학 공부를 마친 요한은 1841년 4월 5일 사제 서품을 받았고 첫 봉헌 미사 때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오늘부터 하느님의 것이 되었지만 사제의 길은 십자가의 길이라는 것을 잠시도 잊지 말아라. 오늘부터는 내일은 염려하지 말고 너는 다만 사람들의 영혼을 위해 열심히 일해라…. " 요한의 사명을 알아챈 두 친구 성 요셉 카파소, 성 요셉 베네딕도 코톨렌고는 박애사업에 일생을 바치라고 권유하였고 이에 순응하여 그는 가련한 고아들의 아버지가 되어 교리와 기술을 가르쳐주기 시작하였으며 산업혁명 이후 도시로 밀려오는 토리노의 ’거리의 아이들’은 성인의 감화를 받고서 온순한 아이들이 되었다. 또한 양로원이나 자혜병원, 형무소까지 방문하여 불쌍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도와주며 하느님의 품으로 인도하였다. 1864년 고아원이 개설된 후부터 아이들의 수는 매년 증가하였고 요한 보스코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신기한 힘을 가진 것처럼 아무리 다루기 힘든 아이라도 훌륭히 이끌었다.

 

   요한 보스코는 그 사업의 발전을 위한 한 수도원을 창설 해 ’살레시오 성 프란치스코의 신심회’라고 이름지어 1859년 12월 18일 인가를 청했고 1875년 8월 5일에는 살레시오 수녀원도 창설했다. 이 두 수도원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교적 교육을 베풀어 천국의 영원한 행복으로 인도하고 또 직업을 줌으로써 현세의 행복까지도 주는 것이다. 실제로 이 수도원이 얼마나 사회에 유익하게 되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았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이다. 교황 레오 13세가 요한 보스코를 향해 "전 세계 교회는 당신을, 당신의 사업을 당신의 수도원을 우러러보며 다만 탄복할 따름입니다"하고 말한 것도 결코 과분한 칭찬이 아니다.

성인은 1888년 1월 31일 아침 삼종소리가 날 때 고요히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의 많은 공적은 영원히 빛날 것이고 오늘날도 그 위대한 사업은 훌륭히 계속되고 있다.

 

 

 

 



5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