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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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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3-10-11 ㅣ No.377

 

저녁에 사람들과 가벼운 술자리가 있었습니다.

 

모두들 적당히 마음이 편해졌을 때,

 

한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 정말 이상하다 ! 옛날 우리 고향은

 

코스모스가 사람 만큼 컸거든 ?

 

그런데 요즈음 코스모스들은 다 쬐끄마 하니 ? "

 

내가 물었습니다.

 

" 혹시 코스모스 뿐 만이 아니고

 

닭도 사람 만큼 컸고 개는 소형차 만하지 않았나? "

 

그 친구 깜짝 놀라며

 

" 맞아 !맞아 !" 하더군요.

 

내 의견을 말해 주었죠..

 

"코스모스가 작아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컸기 때문이겠지..

 

아이들 때 그 키로 , 그 눈 높이로 보면

 

코스모스가 그야말로 사람 키 만하니까..!"

 

 

그렇겠지요...! 자연은 의연히 그 모습을 잃지 않는데,

 

바라보는 인간의 눈에 따라 가지각색으로 보이는 것이겠지요...

 

언젠가 신학교 교정을 모처럼 찾은 적이 있습니다.

 

그 토록 넓어 보이던 학교 운동장도 그저 조금 넓은 빈터 일뿐...

 

빠질까봐 두려웠던 그 깊은 연못도 그저 조금 큰 웅덩이 일뿐...

 

하늘을 찌를듯 하던 그 큰나무도 그저 조금 큰 나무 일뿐...

 

다만 내가..내가 변했을 뿐이지요....!

 

꿈도, 마음도, 영혼도... 내가 변했을 뿐이겠지요..!

 

 

 

 

내가 잃어버리고 살아온 것은 새벽이었다.

 

고요였다.

 

그지없이 맑은 별빛이었다.

 

우리가 새벽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기다림과 간구를 잃어버리고

 

찰나적인 위안과 쾌락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뜻도 된다.

 

침묵보다는 소음 속에, 별빛 보다는 네온사인 속에,

 

거짓없는 눈물보다는 위장된 웃음 속에

 

우리 존재가 더 많이 놓여져 있음을 느끼곤 한다.

 

 

             나희덕 /  내가 잃어버리고 살아온 것은

 

 

 

 

 

아직도 가슴에 거짓을 숨기고 있습니다

 

늘상 진실을 생각하는 척하며 바로 사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나만은 그 거짓을 알고 있습니다.

 

나조차 싫어지는 나의 얼굴

 

아니 어쩌면 싫어하는 척하며 자신을 속이고 있습니다

 

내 속에 있는 인간적, 인간적이라는 말로써

 

인간적이지 못한 것까지 용납하려는 알량한 <나>가 보입니다.

 

자신도 속이지 못하고 얼굴 붉히며 들키는 바보가

 

꽃을, 나무를, 하늘을 속이려고 합니다

 

그들은 나를 보며 웃습니다

 

비웃음이 아닌 그냥 웃음이기에 더욱 아픕니다

 

언제쯤이면 나도 가슴 다 보여 주며 웃을 수 있을지요

 

눈물나는 것이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

 

 

                            눈물 / 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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