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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 사임 선언: 한국과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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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2-23 ㅣ No.209

[교황 베네딕토 16세 사임 선언] 한국과의 인연

한반도 평화ㆍ식량난 북한주민에 깊은 관심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가 지난해 6월 29일 성 베드로대성전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팔리움을 받은 후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재임기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은 없지만 한반도 평화와 북한 문제, 국가 중대사 등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교황은 특히 한반도 분단 상황에 대해 여러 차례 발언했다. 2006년 교황청 주재 신임 일본대사의 신임장을 제정받는 자리에서 교황은 "교황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 양자협상과 다자협상을 권장한다"며 "이는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평화로운 수단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 국민들은 50년 넘게 가족과 친지가 헤어져 사는 분단의 고통을 겪었다"면서 "그 고통에 영적으로 함께 하고 있으며 국민들이 서로 오가지 못하는 문제가 하루 속히 해결되도록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취약 계층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007년 9월 30일, 교황 여름 집무지인 카스텔 간돌포에서 삼종기도를 마친 후에는 "지금 한반도에서 남북 대화의 중요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으며, 화해를 위한 노력이 강화돼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이바지하리라는 희망을 낳고 있다"면서 전 세계 신자들에게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기도해주길 당부했다.

2007년 12월 앗 리미나(사도좌 정기방문) 중인 한국 주교들에게 한 연설에서는 "(한국교회의 대북지원 등) 북한 주민들 복지를 위한 실질적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을 격려하는 동시에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북한 주민을 섭리로 돌봐주시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또 2009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G8 확대 정상회담 참석에 앞서 교황청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식량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 주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국에 큰 행사나 사건이 있을 때도 전문 등을 보내 관심을 표명했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튿날인 2009년 2월 17일 당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에게 보낸 추모사를 통해 "오랫동안 교회에 헌신하고 추기경단 일원으로 교황에게 충심으로 협력한 김 추기경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종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을 느끼며 정 추기경님과 모든 한국 국민들에게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같은 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도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평화와 힘을 주시도록 하느님의 강복을 진심으로 간구한다"고 말했다.

2008년 1월 40명이 사망한 경기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 때는 당시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에게 위로문을 보냈다. 2010년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우리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는 인간 존엄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바탕으로 협력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면서 "회의를 통해 채택된 해결책들은 인간 발전을 목표로 할 때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가톨릭평신도대회를 앞두고 보낸 서한에서 "이 대회가 아시아 평신도들이 기쁨에 넘쳐 부활하신 주님을 증언하도록 이끌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 어린이 3명이 2011년 12월 21일 바티칸 바오로 6세홀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알현하며 사제수품 60주년 축하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교황은 평화신문이 주최한 '교황님께 편지쓰기' 공모전에서 수상한 한국 어린이 3명을 2011년 12월 21일 바티칸 바오로 6세홀에서 만나기도 했다. 이날 어린이들은 편지와 선물을 전달했다.

한편 교황은 재임기간에 정진석 추기경을 추기경으로 서임(2006년 2월)하고, 염수정 대주교를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2012년 5월)하는 등 16건의 주교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주교는 8명을 임명했다.

[평화신문, 2013년 2월 24일, 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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