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너무나도 다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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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걸 [boscoming] 쪽지 캡슐

1999-06-25 ㅣ No.107

저는 지금 휴학생의 신분입니다..이제 곧 군대를 가야하지요..

작년에는 대학교 1학년이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재수해서 들어간 대학이었기에 대학이란 곳에 빠져서 대학의 낭만과 자유를 맘것 만끽하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뭐든 열심히 해보려고 과에서도 일을 많이 해보고 학교 편집부언론사에 수습기자로 무척 분주하게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성당생활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요.. 주일학교 교사에 청년회 총무에..

하지만 저에게 두가지 일은 너무나도 다른 생활이었고 힘들었습니다..

편집부에서의 생활은 저에게 충격 그 자체 였고 그런 느낌에 성당을 나와서 애들을 만날때면 너무나도 달랐던 두 생활에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편집부에서는 취재다 머다 해서 집회마다 참석을 했고 작년5월1일 메이데이에서는 난생첨으로 시위라는 것을 해 봤지요.. 그리고 세미나가 잡혀 있는 날에는 NL이다 PD다 해서 서로 결론없는 주장하기에 바빴구요..

저는 단지 책을 내자.. 무조건 버터보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 버텨나갔고 나름대로 그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지요.. 하지만 옆에 있는 친구들은 하나둘씩 빠져나가고 1학기때 멤버는 저랑 남은 동기 한명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책을 낸 후 저는 휴학을 했고 지금 6개월이 흘렀습니다..

그리 오래된일은 아니지만 지금 나 마저 휴학한 이 시점에서 생각을 해보면 나혼자 도피같은 것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나도 다른 두생활이기에..

그때 목숨걸고 투쟁을 외치시던 노동자분들.. 메이데이시위때 노학연대를 외치던 학생들.. 아직도 개념이 서있지 않는 나자신..

 

산다는 것... 순간순간의 치열한 얘기들.....

투쟁! 투쟁! 투쟁!

가장 치열한 투쟁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겠지..

 

어느날 문득

되돌아 보면

지금의 많은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양

치부되어 버릴까 겁이난다.

 

언제나

현명한 선택을 하고 싶지만

지금으로썬 무엇이 현명한 건지

모르겠어..

                                어느봄날의 두서없는 끄적거림

                                  

                                   - 지난 98년봄 수첩에 적었던 글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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