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30년만에 본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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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홍 [martia04] 쪽지 캡슐

2001-10-19 ㅣ No.7866

             

먼저 신부님들에게 감사드리오며, 그 동안 연극 연출에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한씨 연대기라 해서 어느 신앙인의 연대기라 생각하며 첫 회에 관람을 했습니다.

 

그런데 민족의 비극 6·25........

 

2차 세계 대전과 6·25의 비극을 본 세대로써 감회가 깊었습니다.

 

서로의 적들이 들어오며 죽이고 퇴각하며 죽이던 현장들,

 

그 아비규환. 폭격 속에 울부짖으며 달려가는 피난민들.   

 

이제 추억의 명화가 되버린 안소니 퀸이 주연한 영화 「25시」에서도

전쟁이란 이름의 탐욕스런 밑창에 철저히 짓밟히는 인간의

슬픈 존엄이 떠오릅니다.

선량한 농부 25시의 요한을 통해 평범하고 힘없는 한 개인의 삶이,

편협하고 극단적인 민족주의에 어떻게 희생당하는지를 지금의

세대들은 잘 이해할 수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씨 연대기"와 더불어 그 잊지못할 전쟁의 비극이 다시금 생각나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요놈, 요놈, 요 이쁜 놈"의 천상병 시인을 육신이 망가지게

고문하여 불구의 여생을 고통스럽게 살도록 한 이데올로기란

무엇일까요? 그를 비롯한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들을 고통으로 몰고간

이념이란, 사고(思考)의 미학을 통해 만들어낸 복잡한 퍼즐논리처럼

엇갈린 답안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줄 뿐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일본에서 태어나 살 때에는 조센징이었으며 고국에 와서는

쪽바리라고 놀리던 또래들의 행위들...

소년기의 상처들을 음미해 보면서 동란의 와중에서 죽어간 선량한

영혼에 다시금 영원한 안식을.........

사상적인 누명과 모략의 고통을 받아온 가족에게 자비와 희망을

주시옵기를 주님께 기도드립니다.  

   

                      수고하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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