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최후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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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yangup] 쪽지 캡슐

1999-09-28 ㅣ No.867

안녕하세요?

다들 아시리라 생각되지만...

저는 고덕동 본당 신학생 김진국 토마스아퀴나스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추석은 다들 잘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잠시 추석을 틈타 고덕동에 들렀습니다.

4박 5일 동안 뵜던 분들은 정말 반가웠구요.

못 뵌 분들도 다 잘 지내시겠지요...

 

 

 

추석에 있었던 가장 큰 일이란 역시

한 그레고리오 신부님의 은퇴 미사 였습니다.

이미 열흘 전부터 알고 있었고, 마음의 준비도 다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주일이 되고 11시 미사에서 복사를 서기위해 준비를 하면서 부터

마음은 왠지 모르게 두근두근거리고, 마음 속 깊이 무언가 응어리 진 것

같기도 하면서 불안 했습니다.

아버지 신부님을 떠나보낸다는 맘이 이런 것인 가보다 했습니다.

그래서인지,미사를 드리며 실수도 아주 많았고, 괜시리 어수선하기만 해서

제대로 미사를 드리지 못 한 것 같았는데도 미사 후의 마음은 아주 편안해 졌습니다.

 

사실 주임 신부님과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 한 것도 아니었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것도 아니어서 떠나보내드리는 마음은 아쉽고,

섭섭할 것이라 믿었는데, 지금 심정이 아주 편하기만 한 것은

아마도 말없으신 가운데 제게 주신 사랑...

멀리 떨어진 중에 보내주신 기도들 때문에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지금껏 그 무뚝뚝한, 그 정 없어 보이는 신부님 생각 날때 마다

그토록 맘 편하고 그토록 포근했나봅니다.

 

 

추석을 보내고 이 신학교에 다시 와서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몇 십년 후일까? 내가 그 최후의 만찬을 하게 될때 어떤 기분일까?

또,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나에 대해서 하게 될까?

나는 지금부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많은 것을 알려주신

한 그레고리오 신부님께 항상 감사드리며 살겠습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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