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성령기도회와 타종교에 대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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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국 [francis514] 쪽지 캡슐

2004-09-18 ㅣ No.1727

지구상의 종교들 가운데 가톨릭만이 유일하게 종교의 다원론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 구체적인 움직임중의 하나가 미국에서 일기 시작한 성령쇄신운동과 성령기도회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개신교에서 있는 부흥회나 치료은사를 받는 기도회 등의 열기를 가톨릭에서도 수용하여 그러한 종교의 목적과 기능을 갈망하던 중간층 (개신교도 가톨릭도 아니나 기독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을 흡수 하는 역할을 기대하며 생겨난 운동이 아닌가 싶다.

 

요 근래 몇년전부터 소속해 있는 성당에서 성령쇄신대회가 해마다 있고 매주 성령기도회가 있다.

아무 사전지식없이 성령쇄신대회에 반 강제로 참여하게 되었다. 엄청난 충격과 실망 뿐이었다.

개신교와 버금가는 소리내어 각자의 기도를 하거나 방언을 하거나 커다란 소리로 기타반주에 맞춰 손뼉치며 노래하는 모습이 내가 개신교 교회에 와 있는가 착각을 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나는 가톨릭교회가 이러한 새로운 모습을 용인하고 포용하는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너그러움을 보이기 위해서, 혹은 개신교의 교세에 밀린다는 위기감에서 이러한 새로운 운동을 용인하고 심지어 보급을 지지하게 된다는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톨릭 신자들이 처음에 성당에 나가고 신자가 되기위해 교리를 받을때 생각 중, 개신교회에서는 없는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고, 개신교의 소란스러운 전례행위를 탐탁히 생각지 않았을것이다. 그런데 그런 정신이 쏙 빠지게 하는 개신교식의 성령기도회를 가톨릭이 수용하고 나서면서 적지않은 수효의 신도들이 혼란스러워 하는것 같다. "아니 그럴바에야 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개신교) 교회에 나가지 굳이 성당에 나올 이유가 뭔가?" 하고 속으로 의아해 한다. 그러나 실제 아무도 이 불평을 입밖으로 대놓고 꺼내지 못한다. 나 자신이 모든것을 포용할줄 아는 큰 사람이라는것을 보이기 위함인가?

 

그러다보니 이러한 부작용을 알아차린 몇몇 교구에서 주의를 환기시키는 일이 있었다.

 

성령기도회 동안 누군가 거의 울면서 노래하고, 신부님이나 초대교회 당시 성인들이나 할 수 있을 기도의 말들이 그 입에서 마구 터져 나오고... 과연 이것이 하느님이 원하시는 성령을 받아들이기위한 참된 모습인가? 나는 내게  충분한 능력과 시간이 있다면 성령쇄신운동의 부당함을 알리고 바른 길로 가톨릭이 돌아가게 하고 싶다. 권위의 가톨릭, 포용의 가톨릭에 너무 치중하다보니 속앓이를 하면서도 성령기도회에 대해 입을 떼지 못하는 신부님들, 수도자들이 이제 나서야 할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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