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원산지 표시만은 지켜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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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란 [netran] 쪽지 캡슐

2008-12-03 ㅣ No.8927

저는 업무 관계로 미국 출장을 많이 갔던 편입니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지만 외국에 가면 한국음식보다는 현지 음식을 먹는 편입니다.
음식도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고 그 나라의 특성을 이해하는 방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에 가면 주로 스테이크를 많이 먹습니다. 값이 싸고 맛도 좋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비슷한 스테이크는 찾기도 힘들지만 어렵사리 찾아내도 값이 엄청나게 비쌉니다.
스테이크가 아니라도 육질이 좋은 한우 등심이나 안심은 가격 때문에 구매가 쉽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동행하는 분들에게도 한국 가면 먹기 힘드니 실컷 먹고 가자고 권유를 했던 편입니다.
 
그런 저로서는...
미국 소고기 수입 문제를 놓고 촛불시위가 한참일 때... 솔직히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검역체계가 우리만 못한 아프리카나 남미 등에서 수입을 하는 것도 아니고
국제 기준으로도 우리보다 안전 등급이 높은 미국산 소고기를 불안해 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지요.
 
아무튼 이제 수입 소고기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반가운 일이지요.
우리 농가를 생각하라...고 항변을 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우리 국민을 생각하라고 오히려 반론을 제기하고 싶습니다.
소고기 조금 먹으면서까지 애국심에 목이 메어야 한다면....
이 글로벌한 세상에서..... 애국심에 목이 졸려... 하루 하루 살아갈 수 조차 없는 게 현실입니다.
당장에 내가 마주보고 앉아있는 컴퓨터 안에도 made in Korea 는 거의 찾아볼 수도 없습니다.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습니다.
미국에 갈 때는 빈 가방으로 가서 올 때는 뭔가 많이 사가지고 오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반대입니다. 오히려 뭔가 사가지고 가서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돌아올 때는 빈 가방으로 옵니다.
그건 우리가 미국에 팔 게... 미국에서 살 것보다 많다는 작은 방증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 물건들이 과거와는 달리 고급 매장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도 흔히 봅니다.
물론 아직도 일본 제품이나 독일 제품의 자리까지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는 소리입니다.
 
광우병과는 별개의 문제로 월령이 적으면 어린 소이니 30개월 미만의 소로 수입이 제한된 건 좋은 일입니다.
조금 더 좋은 먹거리를 확보했으니.... 촛불 시위가 헛되지만은 않았다는 것도 다행한 일입니다.
 
다만, 지금도 미국 소고기 판매를 반대하는 분들... 아직도 미국 소고기가 께름직해서 못 드시겠다는 분들을 위해
소고기의 원산지 표시만은 어디서나 정확히 해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원산지 표기마저 속이는 나라... 짝퉁이 판을 치는 나라.... 아직도 우리의 모습입니다.
음식물과 관련되면 더 나쁜 일입니다. 그러한 거짓은 광우병보다 백만배 위험한 사회적 질병입니다.
 
누군가 촛불을 다시 켜들고 싶다면..... 원산지 표기 허위기재나 누락을 추방할 촛불을 켜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미국 소고기 소비자에 대한... 반민족 단죄하는듯한 살벌한 공포 분위기는 영구 추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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