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성당 게시판

사랑의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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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훈 [nakedape] 쪽지 캡슐

1999-04-29 ㅣ No.181

예전엔 Spam mail만 잔뜩 들어오더니 이젠 제법 진짜 편지함 구실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멀리 떨어져서 잊혀져 가던 사람들에게서 연락도 오고…..주고받음에 있어 말보다 글이 편하고 깊게 느껴지는 건 순간적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순간적이고 자극적인 것에 너무도 젖어있어 쉽게 잊혀지고 무뎌져 버리는 게 우리들의 모습인데 그 중 남아있는 무엇들…그 무언가를 항상 그리워하곤 하는 것을 보면 원래의 모습 속에 담겨있는 진실과 근본을 되찾고싶은 목마름을 느끼는 순수의 본능이 있나 봅니다.

표현이야 어쨌든 우정이라는 대명사로 드러나는 것은 그 갈증을 해소하고 해소하려 하는 상대를 삼는 것이겠죠? 허버트는 항상 마음을 열고 모든 이들을 똑같이 대했다지요?

제 마음의 그릇은 너무 작아 몇몇에게 퍼주고 나면 금방 줄어들어 바닥이 드러나곤 하는데 그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누가 자꾸 채워주었을까요?……

아마도 그를 아끼는 모든 이들이 채워 주었을 것 같습니다. 서로가 채워주고 받으며 서로에게 젖어 들어야 자꾸 불어나는 게…그분이 주신 진정한 사랑의 샘이 아닐까 합니다.

어떤 네 사람이 사과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쌍은 그대로 가지고만 있었고 나머지 한 쌍은 서로에게 주고 받았습니다. 모두들 처음과 마찬가지로 하나씩을 가지고 있었지만 두 번째 쌍은 지금껏 없던 무엇이 하나 생겼습니다. 무엇일까요?

누가 먼저 였을지는 모르지만 허버트는 받은 만큼 나누어주며 수 많은 이웃의 마음을 적셔주었을 겁니다.

그 샘은 그 후에도 이웃의 가슴에 새로운 샘으로 남아겠지요….

진정한 사랑의 샘으로 말이죠..

 

- 털없는 원숭이, bosc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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