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아직은 생소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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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bjbj] 쪽지 캡슐

2001-03-28 ㅣ No.6436

사무실에서 쓰던 컴퓨터가 저의 방으로 옮겨 졌습니다. 친구를 불러서 우리 암사동 계시판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당신 국적이 어디냐고 묻더군요...

아직은 너무나 낯설은 물건으로 이름도 알 수 없는 당신에게 처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전 사실 이 공간이 과연 인격적인 만남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여전히 가지고 있답니다. 나의 편견일 것이라고 생각해보려 합니다.

누구에겐가 이런저런 말들을 하고 싶을때에는 아마도 그리움이 자신을 관통하고 있을 때일지 모릅니다. 이렇게 저렇게, 정확하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소진시키고 싶은 것은 자신을 맴도는 그리움이겠지요. 타 오르는 담배 연기를 내 뿜으면서 멍하니 앉아 있는 것처럼 말이죠. 삶을 기쁘게 살아간다는 것은 참 멋드러진 일이지만, 때로는 자신 안에 감추어져 있는 고독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것도 나의 삶을 화사하게 가꾸어 주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이 물건에 대한 저의 편견으로 인한 때 늦은 인사를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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