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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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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국 [YANGGA] 쪽지 캡슐

1999-09-13 ㅣ No.395

나         무

 

 

 

                             - 류 시 화 -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ps. 음...좋은생각 홈페이지에 갔다가

시가 넘 맘에들어 올립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자신만의 나무를 가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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