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참된 봉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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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자 [isaiah2] 쪽지 캡슐

2001-08-03 ㅣ No.1635

+ 예수님 마음

 

딱 3년만에 다시 찾아간 꽃동네.  그때도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봉사 캠프를 했었고 또다시 봉사 캠프의 주제를 가지고 다시 찾아갔다.  

숨이 막힐듯한 무더위였지만 학생들이 가지게 될 새로운 경험속으로 함께 들어가보니 무더위쯤이야... 아무것도 아닌것은 아니지만(?) 견딜만 했다.

첫날 아이들은 거기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으로 뺑뺑이(?) 돌고...나는 교사들과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계시는 병동으로 봉사 체험하러 갔다.

우선 기저귀 가는 방법과 거기에서 바라는 봉사의 지침을 듣고 실전에 나섰다.

수련자일때 할머니집 담당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오랜만에 할머니들을 보니 옛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숙달된 조교(?)의 모습으로 할머니들의 귀저기를 갈고 확인하고 이방 저방 다니며, 할머니들의 기저귀를 점검하고 다녔다.  

다른 한 방에 들어 가보니 어떤 할머니가 등을 돌리고 누워 계셨다.  나는 지금껏 했던 것처럼 기저귀를 확인하고 갈려고 하는 순간 그 할머니께서 갑자기 화를 버럭 내셨다.

" 왜 남의 기저귀를 함부로 벗기냐 " 조금 당황 스러웠다.  " 할머니, 기저귀 봐들일려구요 "

" 나, 오줌 안쌌다 " 그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쳐갔다.  그래 이 할머니는 낯선 사람들이 올 때 마다 허락도 없이 기저귀를 들춰보는 것에서 스트레스와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하고 무조건 기저귀 갈아주면 내 할일 다했고 봉사를 했다는 것은 참된 봉사가 아니라 내 만족이라는 것 그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그 사람이 원하는대로 해주어야 한다는 것 아무리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할머니라도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버려져 수용시설에 있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의 바탕 위에서 봉사를 해야 됨을 말이다.

그래서 그 할머니께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 그때부터 오만 애교(?)를 떨어가면서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니 마음의 벽이 쉽게 허물어져 갔다.  결국 할머니께로부터 "자세히 보니 귀염성있게 생겼네..."라는 말로 칭찬(?)을 들으며, 할머니의 자존심 꺽인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그래, 참된 봉사는 내 만족과 성취감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이 되어 헤아려 주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체험한 기회가 되었다.  봉사는 값싼 동정이 절대로 아님을...

우리 아이들도 이기회에 소중한 체험을 했다.  그렇게 무더웠건만 언제 끝나고 가냐고 투정대는 녀석들 하나 없었고 땀 뻘뻘 흘리며 중복 장애를 가진 꼬마를 무등 태워서 놀고,

식사도 먹여주고... 안마도 해드리고... 말 벗되어 드리고... 너무나도 예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우리 학생들도 이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타인을 배려해주는 마음으로 살아 가기를 바라며, 이러한 예쁜 마음으로 어려움 이웃들에게 시선을 돌릴 줄 아는...그래서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캠프뒤에서 수고하시고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많은 기도 해주신 우리 세검정 가족들에게 넘넘 감사 드리고 싶다.

 

 

                                                 -  최 이사야 수녀 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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