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부활 제2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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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0-04-30 ㅣ No.767

부활 제2주일(나해. 2000. 4. 30)

                                                제1독서 : 사도 4, 32 ∼ 35

                                                제2독서 : 1요한 5, 1 ∼ 6

                                                복   음 : 요한 20, 19 ∼ 31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부활의 기

쁨 때문인지 기다리던 비도 오고 산과 들의 나무들이 더욱 싱그러운 활력을

가지던 한 주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여러분도 활기가 넘치는 한 주간을

보내셨는지요?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옛날 이야기를 한 편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옛날에 욕심 많은 강아지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그 강아지는 자신이 좋아

하는 것이면 아무리 커다란 개가 가지고 있어도 악착같이 달려들어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맙니다.  그 강아지가 하루는 아주 먹음직스럽고 커다

란 뼈다귀를 하나 얻어서는 의기양양하면서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집으

로 가는 길에 냇물을 건너야 했는데 냇물을 건너기 위해 다리를 지나다가

다리아래를 바라보니 다른 강아지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뼈다귀보다 더 크

고 먹음직스런 뼈다귀를 물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냇물 속의 강아지가

자신인지 모르고 그 뼈다귀에 욕심이 생겼습니다.  강아지는 뼈다귀를 빼앗

기 위해 냇물 속에 있는 강아지에게 소리치려는 순간 자신이 입에 물고 있

던 뼈다귀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그 강아지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뼈

다귀마저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많은 신도들이 다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  그들 가

운데 가난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라고 초대 교회 모습을 알려주고 있습니

다.  가난의 어려움을 모르고 하나된 모습으로 살아간 초대 교회 모습은 오

늘이나 그 당시에나 기적과 같은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상적인 공

상이 아니라 바로 그 당시에 살았던 현실의 삶이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자신의 것을 내어놓을 수 있었겠습니까?  이러한 삶이 가능한 것은 부활하

신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구체적으로 자신들의 생활에 옮겼기 때문입니다.

  

  스승의 죽음과 더불어 모든 희망을 잃고 좌절하여 방황하며 두려움에 떨

고 있던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시어 나타나시어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하시며 인사하십니다.  이제 자신들 앞에 서 계시

는 부활하신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제자들은 변화됩니다.  제자들은 더 이상

스승의 죽음에 슬퍼하거나 방황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제 스승의 뜻을 깨

닫고 기뻐합니다.  스승의 부활을 기뻐하며 그 기쁨을 세상과 나누고자 합니

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은 세상의 악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겨

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서로 나누고 섬기는 삶을 실천합니다.  서로 나누고

섬기는 삶이 바로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초대 교회의 모습입니다.  이제 부

활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이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에 눈을 뜨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가끔 어떤 일에 있어서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합니다.  특히

자신의 것을 나누어야 할 때는 온갖 이유를 들어 못한다고 합니다.  아니 그

일의 성과가 없을 것이라 합니다.  부활을 믿고 그 삶을 살아가는 우리 신앙

인의 삶은 오늘 제1독서의 내용처럼 모든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예수님께

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나누어 주셨듯이 우리도 나누어야 합

니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평화를 얻을 수 없습니다.  다 나누어

준다고 해서 다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함께 나눈다면 더 평화로울 것입

니다.  욕심을 부린다면 욕심 많은 강아지처럼 아무 것도 가질 수 없습니다.

부활 시기를 보내는 우리들은 사순 시기 동안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희생

하고 절제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콩 한쪽, 동전 한 닢이라도 나누는 삶을

살아가도록 기도하며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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