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종탑을 철거합시다?!(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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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자 [grete] 쪽지 캡슐

2004-03-15 ㅣ No.5692

용산성당 새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실린 글을 옮겨왔습니다.

 

218  종탑을 철거합시다?!  김상분  2004.03.12

 

어느 누가 우리 ‘용산성당’의 아름다운 종탑의 철거를 생각할 수 있습니까?

■ 찬미 예수님.

2004년 3월 7일자 주보 ‘용마루골 소식’에 게재된 공지사항을 접하고 드리는 글입니다.

본당 설립 60주년을 기념한 지난 해의 교육관 준공과 베다니아의 집 시공 및 십자가의 길과 생명의 길에 따른 제반 공사와 조경공사는 그야말로 주님의 뜻과 사제의 헌신적인 노력과 우리 본당 모든 교우들의 염원과 크고 작은 정성과 기도로 이루어진 결실이라는 것을 누구다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손으로 만든 축조물이었기에 이런 저런 결함들이 있었던 것이 유감이긴 하지만, 이를 보완 수정해가며 더욱 더 아름다운 성전을 이룩하여가는 과정에서 우리들의 신앙심은 더욱 돈독해지리라 믿으면서 몇 가지 말씀 올립니다.

1. 성직자 묘지 주변 공사로 인한 누수현상은 물은 높은데서 낮은 데로 흐른다는 너무도 당연한 자연의 이치를 간과한 대가로서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라도 철저한 보수공사를 해야하는 것이 옳겠지요.

2. 생명의 길(친절, 온유부분)이 성직자 묘지 위에 잘못 자리매김 되었다는 것도 누구나 느끼면서도 말못하며 가슴아파하는 사실이기에 몬시뇰 신부님의 지적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늦게라도 올바른 자리를 찾아주심이 옳을 듯 합니다.

3. 성전 옥상 활용화와 대성전 확장에 대하여:

성전은 하느님을 만나고 찬양하여 예배드리고 기도하는 곳으로서 우리 본당은 그 어느 본당에 비교해 보아도 부족함 없는 공간을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그 어느 성당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경건한 분위기의 성직자 묘원과 한강을 굽어보며 멀리는 관악산까지 확트인 조망권을 가지는 녹음 우거진 넓은 공간은 더 할 수 없는 자랑거리입니다. 예전의 본당사무실이었던 유아방과 복도를 대성전에 유입시키는 방법은 건축법상의 문제를 떠나 건축미학적으로도 졸속한 해결책이라 사료됩니다. 왜 자꾸만 뜯어 붙이기 식으로 채우려 하십니까?

여백의 미를, 텅빈 충만을 생각해 봅시다.

교중미사에 신도들이 넘치면 성전 뜰에서 서서라도 예를 갖추게 하고 다음 미사에 여유있게 참석하던지요. 하느님의 은총이 10:30분에 대성전에서만 내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차라리 지난 성탄때처럼 소성당에서 따로 미사를 보게 해 주시던지 중계방송을 하시던지요. 아니면 미사를 한 대 늘리시던지요. 또한 대성전위에, 주님이 계신 바로 위에 경량재로 시설물을 시공하여 만남의 방이나 쉼터로 활용한다는 계획 또한 어불성설입니다.

이미 우리 본당에는 많은 만남의 방과 회의실과 휴게실이 있기에 이를 적절히 활용하여 새로운 공간 확보보다는 기존의 시설물 유지 관리에 더욱 철저한 관심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4. 종탑이 먼저 세워졌습니까? 교육관이 먼저 건립되었습니까?

다수의 교우님들께서 교육관 정면을 가로막고 있는 구 종탑을 철거해주셨으면 하는 건의를 읽고는 돌덩이를 삼킨 듯 가슴이 묵직했습니다. 성당의 종탑을 등대처럼 바라보며 불빛을 따라서 미사시간이 늦을까 숨가쁘게 언덕을 오르시던 연세 높으신 어르신들게 여쭈어보십시오. 종탑은 우리 본당의 종탑이자 용산과 마포지역을 지키는 수호신이며 문화재였습니다. 삼종기도를 알리는 종소리가 산천동으로 도원동으로 도화동으로 돌아 돌아서 신비스럽게 울려 퍼진 오랜 세월을 고이 간직한 종탑을 교육관 위에 설치된 종탑이 더 높고 새롭다하여 구종탑을 그렇게 쉽게 철거운운 한다는 것은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을 모르는 졸속한 발상입니다. 종탑을 우러르는 사람들은 누구나 비록 천주교 신자가 아닌 사람이라도 그 아름다운 건축양식과 설치 위치에 감탄하고 또 감탄합니다. 산천동쪽에서 울려다 보아도 도화동 쪽에서 올려다 보아도 정말 기가 막힌 아름다움입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종탑이 가려지게 된 교육관 건축설계에 하자를 묻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한된 면적에 최대한의 용적률로 또 하나의 아름다운 공간을 이룩하시기까지의 모든 사람의 노고가 대단하셨습니다. 그래도 그 종탑의 역사와 건축양식의 아름다움을 저버릴 수 없어 그 안에 원죄 없으신 성모님까지 모시고 그 앞에 이를 기념하는 초석을 추기경님게서도 세워주셨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구 종탑이 서 있음에 감사함과 자부심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비록 힘없는 평신도의 한 사람으로 본당 교우의 한 사람으로 제의하고자 하는 사항입니다.

1. 성당 출입구를 더욱 활짝 열어 가려진 종탑을 더 잘 보이도록 하여 이곳을 지나는 누구에게나 성모님을 뵙게 할 수 있도록 하고

2. 종탑에 등불을 다시 밝히고 촛불 봉헌대를 좌우로 균형을 맞추어 설치하여 청결히 관리하고 어두운 밤길을 밝히는 우리의 신앙심을 키워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매연으로 얼룩진 성모님상의 정화.

한번이라도 찬찬히 성모님상을 살펴보시고 경배해 보십시오. 그리고 먼지 낀 스테인 글라스와 칠이 바래다 못해 너덜거리는 종탑을 위 아래로, 좌우로 살펴보십시오. 그러면 우리들의 주차장 문제는 해결됩니다.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손잡고 이웃끼리 정답게 담소하며 때로는 혼자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걸어서 성당에 오십시오. 기도하며 올라오시는 동안 모든 분심을 거두고 맑은 마음으로 미사 드리고, 내려가시는 길은 최고급 승용차의 호화로운 신기루가 사라진 참회와 성찰의 오아시스를 찾으십시요. 어차피 한정된 공간의 주차장을 자꾸만 한 대라도 더 비집고 들어가도록 늘려서 성모님 치맛자락만 더럽힐 것이 아닙니다. 장애인을 위한 주차 공간이나 불가피한 경우를 위한 공간을 제외하고서는 향기로운 꽃나무라도 한 그루 더 심고 잔디라도 더 곱게 가꾸어 녹색의 휴게실을 만든다면... 이렇게 아끼고 절약하면 배고픈 북녘 동포에게도, 머나먼 아프리카의 눈망울만 큰 기아선상의 아이들에게도 좀 더 나누며 살 수 있을 것같습니다.  Cornelia가 작은 목소리로 호소했습니다.

 

219  생명의길을 보면서. 제 생각 (1)  최두석  2004.03.13

 

직격탄을 날리는 글이 될지 몰라 실명을 안쓰고 싶었는데 부득이하게 게시판 특성상 어쩔수 없네요. 한탄스럽습니다. 탄핵의결된 정국이야기냐구요? 아뇨? 우리 성당이야기입니다.

저는 교육관건립에 딱 만원냈습니다. 별 자랑거리도 안되구요. 그래도 제겐 큰돈이져. ^^

그런데 우리 성당은 말이죠. 백만원만 있으면 천국의 문에 들수 있다는 발상이 답답한 벽을 세우고  흉물을 들어서게 했음을 왜 모르십니까. 성모님, 김대건 신부님께서 숨을 못쉬십니다. 십자가의 길은 기도의 고행이 아니라 풍경이 고행입니다. 성전건립에 보탬이 되야하는데 보탬이 되지 못한다고 백만원 없어서 죄스러워하는 분도 계신마당에 너도나도 좋은 자리,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 이름 새기려 앞다투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저희 학교 의대에는 시신 기증자의 이름을 기록해 두는 작은 탑돌이 하나 있습니다. 차라리 우리 생명의 길도 그렇게 기증자분들을 기록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부피도 상당히 줄거니와 제작비도 많이 안들죠) 요새는 부자가 천국가기 더 쉬워지는 세상입니다. 돈을 내면 낙타가 염두도 못내던 바늘귀가 대문작 만해지고 생명의 길이 열리니 말입니다.

불교에서는 기와에 이름을 새기는데 다분히 안쪽에 새깁니다. 까만 돌에 하얀 이름이 밖에 드러나면 건물 모양새가 어떻겠습니까? 우리 성당은 최고급 돌에 이름을 새겨 버젓히 성직자 묘지를 두르고 있군요. 어딜가나 흔적을 남기고파하는 한국인의 전형적인 습성도 한몫 작용하겠죠. 관장지에 ’00년00월00일 누구 왔다감’ 이런식 말이죠. 이런 심리를 이용한 기금수단으로 생명의 길을 추진한 분들도 부끄럽습니다.

현재 생명의길 이전논의에 대해 자기 이름이 있으니 옮길수 없다고 하시는 분도 이해는 갑니다. 그러나 성전건립에 백만원 쾌척하신 그 마음이 남았다면 사실.. 이름 석자 적힌 돌멩이 사라져도 하느님께서는 기억하심을 왜 모르시나이까.. 개인적으로는 생명의길 우리 성당의 흉물로서 사라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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