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성당 앞 5분 대기조, 이제 그만 제자리로 돌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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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숙 [sook681] 쪽지 캡슐

2007-09-29 ㅣ No.4230

참으로 바쁘고 정신없었던 금요일 하루였습니다. 늦게서야 이곳에 들어와보니 새로 게시된 글이 많아서 다 읽어보는데도 한참이 걸리는군요.

곽애자님과 김용우님을 비롯한 주민 몇몇 분이 성당 지하 봉안당 시설을 보고 가셨다고요?

그렇게 궁금해 하시던 성당 시설물을 직접 보시게 되어 한편으론 궁금증이 해소되었으니 참 잘된 일이군요.

그렇게 조금씩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성당에서도 귀를 기울이고 실천으로 옮기려고 하고 있는것 아니겠는지요.  앞으로도 비공식 , 혹은 공식적으로 이러한 노력들이 계속 되어질 거라 보이니 조금은 희망적이지 않겠습니까?

물론 님들이 원하시는 납골당 폐쇄의 목적에 부합되는 결과는 설령 아닐지라도 말입니다.

또한 만들어 진 시설물을 놓고 평가하는 기준과 잣대는 개인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무어라 말씀 드릴 순 없지만.

제 개인적인 견해에  의하면 시설을 직접 확인 하신 주민들도 그간 가져왔던 약간의 오해의 소지는 조금은 접으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특별히 김용우님께서는 건축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시는 것 같던데 더더욱 다른 분들보다 세밀히 관찰하고 가셨을거라고도 생각되고요. 혹시나 님이 보신것과 전혀 다르게 오해하고 왜곡된 사실을 전하는 분이 있다면 그 부분에 관해서는 실사를 직접 하고 가신 주민분들이 나서서 이야기 해 주시는것이 조금이라도 갈등을 좁혀 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예를들어 지하 2층 전부가 다 납골시설이더라, 혹은 이미 납골이 있고, 화장장도 있더라, 음산하고 공포스럽더라 등의 추측들을 이야기 할 수 있겠군요.)

이유야 어찌되었던 이제 조금씩 서로가 합일점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 속에서

주민분들께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점점 날씨는 추워지고 성당 앞 할머님들의 모습도 예전에 비하면 규모가 많이 작아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요 근래에 들어서는 아침에는 나와계시는 분들도 몇 분 안되시고 나오시는 시간도 점점 늦어지는것 같더군요.

성당 신자들만 오고가지 않는 시간에는 어디 내놓으라 하는 노인정 자리 안부럽죠, 살아가는 인생사 이야기 나눠가며 소일거리 함께 나누고 나물도 다듬고, 시원한 가을바람에 낮잠도 한숨 푹 주무시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정감 넘치는 모습은 성당 신자들만 눈에 띄기 시작하면 전쟁터로 바뀝니다. 그렇게 대치하고 있는 모습 자체가 전쟁 아닌 전쟁을 준비하는 모습 같아 보입니다. 가끔씩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소리치시는 할머님을 뵈면 그또한 안타까운 마음 감출 길 없습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들은 더더욱 답답하지요. 여러 분들이 한꺼번에 소리치시니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분간하기 어려울때가 많지만 하시는 이야기들은 대략 이렇습니다.

납골당 귀신들 나온다. 에라이, 납골당에 들어가서 살아라.

학교 옆에 납골당 짓고 양심이 있으면 이 성당 다녀라, 다니고 싶으면 딴 성당 다녀라,

이 성당 다니면 신부가 밥을 주냐 돈을주냐, 납골당에 사니까 좋냐?  성당은 뭣하러 다녀?

차마 이곳에 옮기지 못하는 내용들도 많이 있지만 뭐 할머님들 하시는 말씀들 대략 상상이 가실거라 생각합니다.

뭐  이런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여기에 여러가지 양념이 뒤죽 박죽 섞여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너무너무 가슴 아픕니다. 할머님들 무슨 이유로, 무엇때문에 본인들이 반대하고 소리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곳에 계신분들, 그나마 나름대로 대화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찾아오시지요. 할머님들은 성당 사람 얘기할 틈이 없습니다. 그저 소리 칩니다. 그것도 여러명이 한꺼번에 서로의 할말만을 하니 참으로 목소리 큰 집단 독백입니다.

이러한 대치상황에서 돌발 행동과 돌발 상황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경찰도 항상 성당 주변에 대기순찰을 하고 있습니다. 

글하나로도 사람의 가슴에 큰 상처를 주고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비방과 모욕을 면전에서 매일같이 받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참는다 참는다 해도 인간은 이상 이성으로서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닥치면 감정이 앞설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인걸 말입니다.

저는 학납투위를 대표하는 분들이 나서서 할머님들의 성당앞 시위를 자제시켜주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감히 부탁드려봅니다. 서로 한발씩 물러나서 합일점을 찾아 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강구하기 위해 노력해 봅시다.

특별히 아이들 데리고 나오시는 할머님들은 그 아이 부모가 알고는 있을지 정말, 쫓아 가서라도 말리고 싶습니다.

이제 날씨도 점점 쌀쌀해 지고 있는데, 젊고 현명한 주민들이 그런 모습들도 함께 안고 가야 하지 않겠는지요.

9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모두 주말동안 몸도 마음도 재충전 하시고 다가오는 10월,  주님이 주신 아름다운 가을하늘을 바라보며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능력의 주님을 찬양하고 감사하는 시간 가져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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