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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가 같이 읽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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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fondant] 쪽지 캡슐

2000-04-15 ㅣ No.336

지난 날 우리에게 아기가 탄생 했어요.

평범한 출생이었죠.

이일 저일 바빠고. 내야 할 고지서도 많았기에

내 아이는 내가 없는 사이에 걸음마를 배웠고

나도 모르는 사이 말을 배워

   나는 아버지 같이 되겠어요.  아버지

   꼭 아버지를 닮을 거애요.

  언제 오세요.  아버지.

  글쎄다,  하지만  함께  보게 될 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겠지.

 

내 아들이 지난 날 10살이 되었어요.

    공 사주셔서 참 고마워요, 아버지 함께 놀아요.

    공던지기 좀 가르쳐 주세요.

    오늘은 안되겠다.  할 일이 많다.

아들은 괜찮아요. 하며 밝은 웃음을 머금은 채 나갔다.

    나는 아버지 같이 될 거예요.

    언제 오세요, 아버지.

    글쎄다,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자꾸나.

 

내 아들이 며칠 전 대학에서 돌아왔더군요.

사내답게 컸기에 나는 말했지요.

   내 아들아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잠시 함께 앉아 있자꾸나.

아들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로 말하길

   차 열쇠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이따 봐요, 아버지.

   언제 돌아오니, 아들아.

   글쎄요, 하지만 그때 함께 좋은 시간을 같도록 하죠.

 

나는 은퇴한지 오래이고, 아들은 이사를 나같죠.

지난 달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괜찮다면 한 번 볼 수 있겠니?

   그러고 싶어요 아버지- 시간만 낼 수 있다면

   새 직장 때문에 바쁘고  애들은 감기에 걸렸어요

   얘기하게 되어 반가워요, 아버지.

전화를 끊고 나자 선뜻 깨닫게 된 것은

내 아들이 나랑 똑같이 컸다는 것

내 아들이 꼭 나와 같다는 것

 

언제 집에 오니, 아들아

글쎄요.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맞도록 하죠. 아버지

 

<지금 바로 이 시간 자녀와 함께 하세요!

   시간은 다시 돌아와주지 않는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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