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공모]한 해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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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선 [4033] 쪽지 캡슐

2001-01-14 ㅣ No.773

  -하느님의 자녀로 한 해를 시작하며-

                                                      -변진선(소화데레사)

 천 년 만에 한 번 오는 대희년에 작년에는 남편과 아이들이, 새해에는 제가 세례를

받았습니다. 주위에선 주님께 엄청난 은혜를 받았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일주일전 ’소화데레사’ 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던 날, 그 동안의 삶이 하나 하나 스쳐

가면서 애써 참으려고 했던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습니다.

 이제서야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게 해주신 신부님께 먼저 감사를 드리며 장

안드레아 부부와 가족과 주위 분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예비자 교리를 받는 동안 처음에는 약간의 갈등도 겪었습니다.

개종을 했기 때문일까...

 교리책의 내용과 활자가 짙은 안개로 가로막고 있는 것 같이 답답하고 짓눌린 상태가 몇

주간 계속되었습니다.

 가끔 저의 생각과 현실이 혼돈 될 만큼 마음이 편치 않았을 때도 있었고 하느님과

신부님을 한순간 불신을 했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을 빨리 탈출해 보려고 제 스스로 최면을 걸었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가 되기로 한 그순간을 생각하며 행동으로 먼저 실천하기로

마음을 먹고 우선 주일미사 참석과 기도문을 외우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신부님의 말씀이 서서히 귀에 들어오면서 주일미사가 기다려지고

교리시간도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왠지 교리시간이 아쉽고 기간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마음까지 들었으니깐요.

 제가 신자가 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도 많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세례를 받고 보니 평생 큰짐이 될 것 같았던 가슴 아픈 사연이 홀가분하게 풀린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난 일들에 대해 생각하면 늘 그랬듯이 보람보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한 해를 시작함과 동시에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났으니 어린아이에 비교하면 이제 걸음마

단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신앙의 뿌리도 자리잡지 않은 상태에서 큰 ’무엇’을 하기보다는 하느님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부터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우선3월초에 있을 성서공부부터 시작할 것이며 묵주기도를 빠짐없이 매일 매일 바치기로

하느님과 약속을 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실천해 보았는데 260단을 바쳤습니다.

 이제는 저도 모르게 성가도 흥얼거리게 되었습니다. 제 자신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교우들과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내면서 저의 부족한 점도 조금 조금씩 채워 가면서

좀 더 보람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자녀에게도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면 항상 평화스러운 마음과 여유있는 생활로 하느님의

자녀로 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무늬만 신자가 아닌 진정한 신자로서의 한 해가 되게끔 기도하며 생활에 책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2년전 돌아가신 친정어머님께 주님께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좋은 인연을 맺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머니, 저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서 정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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