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의 영성

성 가롤로 보로메오

인쇄

류현숙 [hsryu] 쪽지 캡슐

2001-02-21 ㅣ No.7

                              성 가롤로 보로메오

 

                                                                                            (축일 11월 4일)

 

이탈리아와 그 바깥 세계에 널리 퍼져있는 ’가롤로’라는 이름은 이제부터 우리가 살펴 보려는 가롤로 보로메오(Carlo Borromeo) 성인으로 인해 그렇게 널리 퍼진 것 같다.

 

영국의 찰스, 프랑스의 샤를, 독일의 카알 이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파생된 이름과 함께 널리 퍼져 있으며, 이 이름을 가진 역사상의 유명 인사도 많다.

 

가롤로 보로메오(1538 ~ 1584) 이탈리아 아로나의 백작 가문에서 7명의 자녀 중 세 번째로 태어났다. 그는 학문 연구와 교육에서 유명한 파비아 대학에서 법학사(민법,교회법) 학위를 취득했고, 삼촌인 비오 4세 교황에 의해 추기경이 되고 밀라노의 주교가 되었다.

 

보로메오는 문예부흥 시대의 절정기, 교회가 불안정했던 시기를 맞아 사회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긴박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공헌했다.

 

이를 위해 1561년부터 18년간 255명의 교부들이 참석했던 트리엔트 공의회 기구에 관여하고, 수많은 문서를 작성했으며, 공의회 규정들을 충실하면서도 집요하게 실천에 옮겼다. 트리엔트 공의회 교리서, 미사경본 개정, 성무일도 개정판 발행, 성 음악, 성 미술 개발, 교황청의 개혁은 그의 놀라운 업적이다. 모든 것을 검소하게, 또한 기도와 그리스도교 신자다운 모습으로 교황청에 성령의 새 기운을 불어 넣었다.

 

대주교로서 밀라노 교구를 맡아 다스리던 그 당시 상황은, 사제들이 종교적인 일에 신경을 쓰지않았고, 사치와 허영으로 교구는 황폐한 포도밭과 같았다. 보로메오 주교는 누구보다도 자신이 먼저 가난한 생활, 기도, 단식, 겸손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신자들을 일깨워 주었고 트리엔트 공의회 법규대로 교구 일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거의 해마다 교구 공의회(Synod)를 개최하여 사제들이 정상적인 생활양식에 대해서, 전례집전과 교회를 세우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본당을 잘 운영하는 방법등에 대해서 토론하고 열정과 사랑을 다하여 실천에 옮겼다.

 

교황 비오 5세의 십자군이 이슬람교도 군과 레판토 해전을 벌일 때, 가롤로 보로메오는 기도라는 무기를 중요시하는 교황님과의 일치 속에 밀라노에서 종교적인 행렬과 단식 그리고 기도 모임을 주관하였다. 레판토 해전은 대승리를 거두었고, 교황 비오 5세는 1571년 10월 7일 로사리오의 축일을 제정하여, 묵주기도를 통한 마리아의 중재를 기념하며, 거룩한 성모님께 승리를 돌렸다. 가롤로 보로메오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살아있으면서도,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가르침을 전해 주고 있다. 다음 글을 통하여 열정어린 그의 강론을 들어보자, 그리고 그저 이 성인을 1611.11.1. 시성) 바라보지만 말고 실행하자.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가 마지막 교구 회의에서 한 강론)

 

 우리 모두 약한 사람들임을 나는 시인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원한다면 쓸 수 있고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제는 백성들이 요구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고 또 응당히 그러해야 할 정결하고 천사 같은 행동을 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필요한 수단들 즉 단식, 기도, 그리고 악한 이들과의 교제 및 해롭고도 위험한 우정을 피해 버리는 일과 같은 수단을 별로 사용하려 하지 않습니다.

 

또 어떤 사제는 성무일도를 바치려 성당에 들어가거나 미사 봉헌을 준비 하려고 할 때 그 마음에서 즉시 하느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하는 숱한 잡념들이 흘러나온다고 투덜거립니다. 그런데 그 사제는 성무일도를 바치고 미사를 봉헌할 시간이 다다르기 전 제의 방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어떻게 마음 준비를 했으며 또 마음을 집중시키기 위해 무슨 방도를 취했습니까?

 

한 가지 덕행에서 또 다른 덕행으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듣고 싶습니까?  예를 들어 성당에 있을 때 한 번 마음 집중을 잘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다음 번에 어떻게 더욱 집중하여 하느님의 마음에 드시는 예배를 바칠 수 있겠습니까?

 

내 말을 들어 주십시오. 당신 안에 미소한 신적 불이 점화되면 그것을 즉시 바깥으로 보여 주거나 거기에다 바람을 세게 불어 넣지 마십시오. 오히려 당신 마음의 용광로가 작아지거나 열기가 식지 않도록 그것을 닫아 두십시오. 말하자면 할 수 있는 한 잡념을 피하고 하느님께 바짝 붙어 쓸데없는 잡담을 멀리 하십시오. 당신은 설교하고 가르치는 임무를 지니고 있습니까? 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배우는 데에 힘쓰십시오. 무엇보다도 먼저 당신의 생활과 행동 자체가 설교가 되도록 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당신이 이렇게 말하고 저렇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당신의 말을 비웃고 고개를 내젓기 시작할 것입니다.

 

혹 사목이 당신의 임무 입니까? 그렇다고 해서  당신 자신의 일들을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다른 이들을 위해  당신 자신을 송두리째 바치면서 당신 자신이 일들을 잊어버릴 정도까지 하면 안된 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형제들이여 성직자들에게 있어선, 모든 활동에 앞서고 그것과 함께 가고 또 그것을 뒤따라야 하는 묵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는 점을 깨달으십시오. 예언자는 말합니다. “주여 당신께 노래하고 묵상 하리이다.” 형제여, 성사를 집행할 때면 그 행하는 바에 대해 묵상 하십시오. 미사를 봉헌할 때면 봉헌하는 것에 대해 묵상 하십시오.

 

성당에서 시편을 노래할 때면 그에 대해 묵상 하십시오 영혼들을 지도할 때면 그들이 무슨 피로 씻음 받았는지 묵상하고 “모든 일을 사랑으로 처리 하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매일 같이 닥쳐오는 무수한 난관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 입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가 그리스도를 우리와 다른 사람들 안에서 태어나게 할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3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