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이문동 성당 <성가 한마당> 을 가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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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진 [monicacho033] 쪽지 캡슐

2000-12-07 ㅣ No.2317

지난 주말 모처럼 저녁 나들이를 했다.

  토요특전 미사 성가를 하면서부터 토요일 오후에는 아무런 일도 할수 없게 되어 버린지 오래인데, 이문동 성당에서 성가 잔치가 열린다고 하여 토요 특전미사 성가를 한 엔젤사랑 단원들과  어울려  이문동 성당을 찾았다.

 이문동 성당은 게시판 글도 우리의 8배 가깝고 거리선교도 한다고 하여 평소 관심이 갔던 성당이다.

회기전철역 앞을 지나 자동차 두 대가 간신히 비끼는 좁은 길로 찾아들어간 이문동 성당은 서울에도 이런 성당이 있나싶게 시골성당 같이 작고 소박해 보였다 (여기에 비하면 청량리 성당은 얼마나 입구도 번듯하고 성당의 공명도 잘 되는 구조인가? ).

 저녁 7시30분.이문동성당의 다섯개 성가대가 총 출연하는 ‘성가 한마당’이 시작했다.

 첫 출연은 베네딕토 청년성가대이다.  여성 15,남성10명. 평상복 차림이다.  그러고 보니 음악회라고 특별히 신경 쓰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실력을 보여 주겠다는 것 같은데 남녀의 구성비로나  소리로나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가브리엘 포레의 라신느의 찬미가 등 4곡을 열심히 불렀다. 이어서 어버이 한마음성가대가 출연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 끝없이, 끝없이 ... 나오는 느낌이었다. 다 정렬을 하고 보니  여성 25명에 남성은 15명이나 된다. 말로티의 주님의 기도, 베르디의 나부코 중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노래 (보통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라 하는 곡),이수인의 내 마음의 강물등 5곡을 불렀다. 합창곡으로 널리 사랑받는 베르디의 이스라엘 백성의 노래에서는 역시 중장년 성가대의 문제가 보인다. 음정이 불안해 아쉽다.

세번째 등장한 팀은 늘푸른 남성성가대이다. 아니, 남성성가대가  별도로 있다고? 우리 성당에는 교중미사를 맡은  성가대도 여성 일색이고 남성은 한 두명뿐이던데...

역시 음악회의 한복판에 출연시킬 정도로 안정된 아름다운 화음으로 음악회의 백미였다.

 다음은 중고등학생 16명, 어린이합창단 40여명이 각기 그들의 실력을 뽐낸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깜짝 이벤트도 있었다. 프로그램에는 없는데  4명의 남성이 나왔다.  한 분은 로만칼라를 하셨는데 알고보니 이문동성당의  보좌신부님이다. 나머지 셋중 두사람은 청년성가대와 늘푸른 남성성가대의 지휘자이고  한 사람은  친구이다. 연주곡은 문 리버등 3곡. 남성 4중창을 들으니  호세까레라스와 플라치도 도밍고, 파바로티등 세계정상의 남성 성악가들을 모아 놓은듯한  착각을 느끼게한다. 그들의 음악은 아름답고 여유가 넘쳤다. 맨 끝 순서로 출연자 전원, 1백20여명쯤이 나와서 연합 합창을 했다. 제대가 좁아서 출연자들이 설 수 없을 정도로 성가대가 차고 넘쳤다.

참으로 공동체가 성가를 연습하고 봉헌을 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이날 돌아오며 우리 청량리성당은 언제나 이런 수준의 성가 연주회를 여나 부럽기 그지없었다. 우리의  성당 겉모습은 이문동보다 훨씬 정리돼 있었지만 소프트적인 면에서는 여실히  부족함이 느껴졌다.

 지난번  구역  연도대회가 끝난후 슬픈 노래 대신에 기쁜 노래를 부른다고 구역식구들이 노래방을 간다고 했다. 구역식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별로 없던 나도 함께 갔다. 그런데  나는 노래방에서 부를 노래가 없는데 그들은 장르를 초월해서 갖가지 노래를 잘해서 깜짝 놀랐다. 그들에게 성가대 활동을 권했다. 그들은 "성가대가 잘 하면 함께 가서 하고 싶지만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는 것이다. 병아리가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와 ..같은 주장을 했다.

 아름다운 성가가 넘치는 성당, 성가가  미사를 더욱 은혜롭게 도와주는 시간이 되도록  전신자들이 좀더 성가와 성가대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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