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64> 사랑은 끝이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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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 [shyj] 쪽지 캡슐

2000-06-09 ㅣ No.5631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 많은 시간이 흘러서도

  그대가 내 마음속을 걸어 다니겠는가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 많은 강을 건너서도

  그대가 내 가슴에 등불로 환하겠는가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대 이름만 떠올라도

  푸드득, 한 순간에 날아 오르겠는가

  그 겨울 새벽길에

  하얗게 쓰러진 나를 어루만지던

  너의 눈물

  너의 기도

  너의 입맞춤

  눈보라 얼음산을 함께 떨며 넘었던

  뜨거운 그 숨결이 이렇게도 생생한데

  오늘도 길 없는 길로 나를 밀어가는데

  어떻게 사랑에 끝이 있겠는가

 

  시린 별로 타오른 우리의 사랑을

  이제 너는 잊었다 해도

  이제 너는 지워버렸다 해도

  내 가슴에 그대로 피어나는

  눈부신 그 얼굴 그 눈물의 너까지는

  어찌 지금의 네 것이겠는가

 

  그 많은 세월이 흘러서도

  가만히 눈감으면

  상처난 내 가슴은 금세 따뜻해지고

  지친 내 안에선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해맑은 소년의 까치걸음이 날 울리는데

  이렇게 사랑에는 끝이 없다는 걸

  내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어찌 사랑에 끝이 있겠는가

 

  사랑은 끝이 없다네

  다시 길 떠나는 이 걸음도

  절망으로 밀어온 이 희망도

  슬픔으로 길어올린 이 투혼도

  나이가 들고

  눈물이 마르고

  다시 내 앞에 죽음이 온다 해도

  사랑은 끝이 없다네

 

  나에게 사랑은

  한계도 없고

  머무름도 없고

  패배도 없고

  사랑은 늘 처음처럼

  사랑은 언제나 시작만 있는 것

 

  사랑은 끝이 없다네

 

                          

                     『사랑은 끝이 없다네』박노해님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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