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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 2월 28일 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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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2-23 ㅣ No.204

교황 베네딕토 16세, 28일 퇴위

"고령으로 직무수행 부적합" … 온전한 자유의지로 사임 선언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재의 수요일 미사에서 대성전 수석사제 안젤로 코마스트라 추기경한테 머리에 재를 받고 있다. 교황은 이틀 전인 11일 교황직 사임 선언을 했다. 【바티칸시티=CNS】


가톨릭교회가 한순간 충격에 빠졌다. 세계도 깜짝 놀랐다. 다음 순간, 감사와 존경과 흠모의 찬사가 교회 안팎에서 쏟아졌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로마 주교 직무의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교황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친형 게오르그 라칭거 몬시뇰조차 "깜짝 놀랐다"고 했을 만큼 전격적이고 충격적이었다. 지혜로운 선택이었다. 겸손하고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 2013년 2월 11일,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 축일이었다.

교황은 이날 3위(位) 시성을 승인하기 위해 소집한 추기경회의 끝에 라틴어로 준비한 발표문을 통해 "이 행위(교황직 사임)의 중대성을 잘 의식하고 온전한 자유로… 베드로 성인의 후계자인 교황의 직무를 사퇴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2013년 2월 28일 저녁 8시부터 로마 주교좌, 성 베드로 좌는 공석이 되고 관할권자들은 새 교황 선출을 위하여 콘클라베를 소집해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완전한 자유 의사로 교황직 포기를 선언한다는 이 말이 베네딕토 16세의 교황직 사퇴가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교회법은 "교황이 그의 임무를 사퇴하려면 유효 조건으로서 그 사퇴가 자유로이 이루어지고 올바로 표시되어야 하지만 아무한테서도 수리될 필요는 없다"(332조 2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제265대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5세기 초 교황 그레고리오 12세(재위 1406~1415) 이후 598년 만에 임기 중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나는 교황으로서 역사의 한 장을 기록하게 됐다.

베네딕토 16세는 하루 전날인 2월 10일자의 이 발표문에서 "지난 몇 달 사이에, 저에게 맡겨진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힘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할 정도로 제 자신이 너무 약해졌다"고 말해, 자신의 사임이 건강상 이유임을 비쳤다. 또 "하느님 앞에서 거듭거듭 제 양심을 성찰하면서" 확신하게 됐다고 교황직 사임에 대해 숙고해 왔음을 시사했다.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발표 소식에 교회는 물론 전 세계가 당혹감과 충격을 금치 못하면서도 교황의 용기 있는 결단에 존경과 지지와 감사를 표시했다.

추기경단 수석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은 "당혹스럽고 거의 믿기지가 않았다"면서 "하느님의 거룩한 교회를 위한 성하의 한결같은 큰 애정을 본다"고 감사를 드렸다.

미국 주교회의 의장 티모시 돌란 추기경은 교황의 발표는 "교회에 대한 성하의 큰 사랑의 또 다른 표징"이라고 말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국민을 대신해 감사와 기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베네딕토 16세의 모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힘든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최고의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영국 성공회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도 "말과 행동과 기도와 값진 봉사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데 온전히 헌신했다"며 교황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한편 교황은 사도좌 공석 시점까지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롬바르디 신부가 12일 밝혔다. 교황은 28일 오후 교황 여름 집무실이 있는 카스델간돌포로 옮겨가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지내다가 새 교황 선출 후 다시 바티칸으로 돌아와 바티칸 정원에 있는 한 봉쇄수도원에서 지내게 될 것이라고 롬바르디 신부는 전했다. 【외신종합】

[평화신문, 2013년 2월 24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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