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동성당 게시판

누군가 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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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송희 [kitty2529] 쪽지 캡슐

2000-07-20 ㅣ No.1408

 

누군가 나를 위하여

 

 

누군가가 나를 위하여 지금 기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기도가 나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나를 비워 둡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하여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 분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하여 사랑과 성실로 싼

손수건 한 장을 내 마음에 준비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하여 지금 내 이름을 부르고 있을 것입니다.

빨리 대답하기 위하여 나를 겸손하게 낮추고 마음의 귀를

활짝 열어 둡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하여 지금 밤을 새우고 있을 것입니다.

그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건강한

단잠을 잡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하여 지금 가르침을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분들의 정성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책상앞의

의자를 바짝 당겨 앉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하여 지금 농사를 짓고 있을 것입니다.

그 분들의 땀방울을 생각하며 나의 소박한 생활을

지켜 나갑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하여 지금 글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그 분들의 글이 가슴에 와 닿도록 내 마음밭에

부드럽게 갈아 둡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하여 지금 꽃씨를 뿌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 꽃을 볼 때 내 마음에 아름다움이 피어나도록

마음의 눈을 밝혀 둡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하여 지금 신호등을 달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질서와 법을 지키는

좋은 국민이 되도록 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하여 지금 다리를 놓고 있을 것입니다.

그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다른 이들이 유익하고

즐겁게 건널 수 있는 다리 하나를

내 인생의 길에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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