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 사랑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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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자 : 김형수(henry) 제 목 : ......사랑합니다. 게시일 : 2000-02-10 17:19:21
아 버 지
(스물아홉) 열네시간을 기다려서야 자식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신을 믿지 않았지만 당신도 모르게 기도를 올렸습니다.
(서른일곱) 자식이 국민학교를 들어가 우등상을 탔습니다.
당신은 액자를 만들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었습니다.
아직도 당신의 방에는 누렇게 바랜 액자가 걸려있습니다.
(마 흔 셋) 일요일 아침, 모처럼 자식과 뒷산약수터에 올랐습니다.
이웃사람들은 자식이 아버지 닮았다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당신은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흔여덟) 자식이 대학 입학시험을 보러갔습니다.
당신은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지만,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 쉰 셋 ) 자식이 첫 월급을 타서 내의를 샀습니다.
당신은 쓸데없이 돈을 쓴다고 나무랐지만,
밤이 늦도록 내의를 입어 보고 또 입어봤습니다.
(예순하나) 딸이 시집가는 날이었습니다.
딸은 도둑 같은 사위 얼굴을 쳐다보며 함박 웃음을 피웠습니다.
당신은 나이 들고 처음으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오직하나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며 살아온 한평생.
하지만 이제는 희끗희끗한 머리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어 머 니
(스물하나) 당신은 고개를 두개 넘어
얼굴도 본 적 없는 김씨댁의 큰 아들에게 시집을 왔습니다.
(스물여섯) 시집온 지 오년만에 자식을 낳았습니다.
당신은 그제야 시댁 어른들한테 대접을 받았습니다.
(서 른 둘) 자식이 밤늦게 급체를 앓았습니다.
당신은 자식을 업고 읍내 병원까지 밤길 이십리를 달렸습니다.
( 마 흔 )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당신은 자식이 학교에서 돌아올 무렵이면
자식의 외투를 입고 동구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자식에게 당신의 체온으로 데워진 외투를 입혀주었습니다.
( 쉰 둘 ) 자식이 결혼할 여자라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당신은 분칠한 얼굴이 싫었지만
자식이 좋다니까 당신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 예 순 ) 환갑이라고 자식이 모처럼 돈을 보냈습니다.
당신은 그 돈으로 자식의 보약을 지었습니다.
(예순다섯) 자식 내외가 바쁘다며 명절에 고향에 못 내려온다고 했습니다.
당신은 동네 사람들에게
아들이 바빠서 아침 일찍 올라갔다며
당신 평생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습니다.
오직하나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며 살아온 한평생,
하지만, 이제는 깊게 주름진 얼굴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어머니라 부릅니다.
쑥스러우시겠지만
용기를 내셔서......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라고 말씀드려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