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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3-10-08 ㅣ No.374

 

몇 해 전에 썼던 것을 얼마전에 발견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데

 

마음이 아리고...

 

좀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

 

 

 

주님, 어느덧 창가에는 새파란 하늘이 붙어 있습니다

 

저희가 자리잡은 터에는 주님께서 주신 자연 조건으로

 

풍성한 결실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섭리하심에 감탄할 뿐인 저희들입니다.

 

 

 

주님, 요즘은 사람들에게 휘둘리며 지내는 나날이 많습니다.

 

저의 좁은 가슴이 울퉁불퉁 멍든 것도 같고요...

 

홀로 살아가야 함을 그대로 받아내야 하는 요즘은

 

손발이 시렵습니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가슴이 뛰어 홧병이라도 도질 것 같은 요즘,

 

뭔가 등허리가 시려오는 서글픔 같은 것으로 인하여

 

강인해 져야 할 제가 홀로 서 있기에는

 

심기가 떨리는 것 같습니다.

 

주님, 그래도 저는 주님을 찬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주님 도무지 이래서는 안되는데...

 

우리 터가 어찌 되려고 이러는지....

 

인간적인 친목만으로, 또 친목만을 위한 인사치레로

 

성당에 기웃대서는 안되는 거,

 

교회의 진정한 사명이라든가 가치질서,...

 

이런 것을 잘못 이해할 때, 앞으로 얻게 될 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할 수 밖에 없는 가련함과 더불어

 

주님, 서글퍼집니다.

 

 

 

더욱 더 서글픈 것은 사실 왜곡과 조작에 시달려

 

사람들은 이제 어떤 것도 선뜻 믿으려하고 있지 않다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입니다.

 

주님, 헷갈리는 우리를 꽉 잡아 주십시오.

 

그리고 적어도 난 몰라라 하는 사람이 되지 말게 하여 주십시오.

 

상큼한 가을 내음과 귀뚜라미들의 침착한 음성들이

 

사제관 창가를 감싸주고 있습니다.

 

 

 

주님, 아직도 저는 얼마나 썩고 또 썩어야 합니까.

 

사람들이 주님을 배반하지 않고

 

기쁘시게 해 드리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얼마나 썩고 또 썩어 당신의 축복을 기원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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