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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 뽑히지 않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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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goodnews] 쪽지 캡슐

2005-04-26 ㅣ No.203

교황 "뽑히지 않기를 기도했다"
[연합뉴스 2005.04.26 09:26:37]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5일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비밀회의(콘클라베)에서 자신이 선출되지 않기를 하느님께 기도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피력했다.

교황은 이날 독일 순례자들을 만나 콘클라베에서 자신의 교황으로 선출될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질 때 '단두대'가 자신에게 내려오는 것 같았다며 하느님께 자신이 선출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지만 들어주시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 11억 가톨릭 수장으로 선출되던 콘클라베 당시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의 심경을 엿볼 수 있는 첫 발언으로 교황청 보수노선의 수호자로 알려진 그가 유머감각도 있고 대중을 다룰 줄 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베네딕토 16세는 "투표가 진행되면서, 말하자면, 단두대가 나에게 내려오리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다"며 "나는 내 인생의 과업이 끝났다고 생각했고 여생을 평화롭게 지내기를 기대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느님께 '저에게 이러시면 안 됩니다. 활기차고 강력하게 이 큰 과업을 맡을 더 젊고 나은 후보들이 있습니다'라고 기도했다"며 "분명히, 이번에는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콘클라베 중에 한 동료 추기경이 "주께서 지금 당신께 '나를 따라오너라'라고 말씀하신다면 당신이 강론에서 했던 얘기를 기억하세요. 거부하지 말고 순종하시오"라는 메모를 써줬다고 밝혔다.

이는 교황이 요한 바오로 2세 장례미사 강론에서 예수께서 사도 베드로에게 '나를 따라오너라'라고 말씀하신 것을 들어 사제의 길에 대해 얘기한 것을 일컫는 것이다.

베네딕토 16세는 "그래서 결국 나는 '예'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하느님을 믿고 나의 동료를 믿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이날 이슬람과 유대교 등 타종교 지도자들을 만나 세계 평화를 위해 타종교와 '우정의 가교'를 계속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으며 바티칸 밖 첫 방문지로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을 선택, 앞으로 '선교하는 교황'이 될 것임을 밝혔다.

4세기에 지어진 성 바오로 대성당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로 교황은 이곳의 신자들에게 자신은 '선교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따를 것이라며 전 세계에 '복음' 전파할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scitech@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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