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앙생활 Q&A 코너

내일은 스승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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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4 ㅣ No.1692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내 벗의 선생님

 

내 벗이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담임 선생님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사연은 이러하다.

 

중3 유월 초부터

에덴 공원 뒷 동네에서 자취하면서 지냈던

내 벗은

별로 다니고 싶지도 않았던 학교에

3월 입학 후 첫 날부터 지각이 잦았다.

 

4월 초순 어느 날,

"앞으로도 지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학생 손들어봐요."라는

담임 선생님의 조회 시간 말씀에

내 벗은 손들 들었고, 교무실로 불려갔다.

 

내 벗이,

"자취히고 있는데 아침밥 챙겨 먹고 버스 한 번 놓치면 지각인데요"라고 말하자,

혼을 내기는 커녕,

"그래?" 하시고는

약간의 침묵 다음에 

더구나 아무런 꾸지람도 없이 그냥 

"되도록 지각 않도록 해라."라고만 하셨는데,

 

그러나

내 벗의 이야기가,

바로 이 말씀 때문에,

그날 이후로 도저히 지각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차라리 아침 밥을 굶더라도...

 

국어를 가르치셨는데,

선생님의 책은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은

깨끗한 책이었던 그분을

내 벗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사실 1학년 시절 내 벗과 친하였던 다섯 녀석들 중에

'뒤로 돌려차' 하여 코뼈를 으깨어 퇴학 당한 놈을 포함하여

3학년까지 제대로 진급한 자가 한 명도 없었던

내 벗은,

"그때 선생님께서 야단을 치셨더라면 학교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럴 수도 없게 만든 

바로 이 짧은 한 말씀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이제,

세월이 만 44년이 되었건만,

아직도 내 벗은

눈물을 글썽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그 선생님을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긴,

입학후 2년간 줄곧 

600명 중 540등이었던 내 벗 뒤에는

운동부 학생들 60명뿐이었는데,

선생님의 바로 이 한 말씀 가르침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을 하게 되었으니,

내 벗이

그 선생님을

지금까지도 잊지 못할 수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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