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강릉가는 버스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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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인 [license] 쪽지 캡슐

1999-08-02 ㅣ No.860

흑흑흑..........슬프다........ 고2선배님들과..또 후배님들과..캠프의 끝을 내지 못한채 혼자서 강릉가는 기분이란....... 정말 참담했다.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먼저 서울에 와서 강릉에 갔다.... 새우깡과 스포츠신문과 친구가 되어.......... 넓디 넓은 좌석에 홀로앉아 신문보며 새우깡 씹던 내 모습이 순간 왜 이리도 초라하던지....... 가장 참기 힘들었던 것은 버스안에서 쌩판 모르는 아저씨의 아는삼이었다..... 아저씨: 학생...신문 다 봤어? 학생: 아....예...보세요...(제길 아직 다 못 봤는데) 아저씨: 근데 그 과자 얼마여? 학생: 아...예...(과자를 내 밀며) ....좀 드시죠...(XX.. 조금 남았는데) (10분 경과) 학생: 아..아...아저씨. 저 아직 신문 다 못 봤는데요.. 아저씨: 응 ...여기.... 학생: 예....감사하암... 아저씨: (말을 툭 자르며) 좀 기다려..... 그렇게 그 아저씬 날 계획적으로 갖고 놀았다.... 하지만 아저씨와 학생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친 나는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할 수 없이 잠을 청했다...... 30분후 살인적인 추위에 잠을 깬 나는 서울 출발부터 몇 시간째..에어콘이 풀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나머지 몇몇 사람들이 계속 더운 분위기라 뭐라고 말할수도 없었다.. 어쩔수 없이..계속 잠을 청했지만 검은 살 위에 계속 솟아나는 닭살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강릉에 도착할때 까지 에어콘의 풀 가동은 계속됐다....... 동시에 버스안 젊은 커플의 선정적인 장면도 계속됐다.. 애인인 듯한 젊은 여는 계속 젊은 남의 등을 긁었다.. 폴로면티 안에 손을넣은채......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등을긁는 차원에서 점점 발전해 나가는 것이었다....( 생략 ) 그 순간 난 기도를 했다.. 핫님.....어서빨리 성령을 내리시어.....제 등도 간지럽게 하소서... 여하튼 이러한 우여곡절끝에 강릉 터미널에 도착했다... 몹시 허기가 져서 역안의 롯데리아에 갔다.. 그곳에서 옥수동 성당의 나XX양이 한창 광고하고 있는 라이스 버거 세트를 사 먹은뒤 나는 터미널 광장으로 나왔다.. 실은 나의 주 목적지는 강릉이 아닌 주문진 이었다... 주문진까지 갈 생각을 하니 무척이나 난감했다... 어쩔수 없이 택시를 탔다.. 학생: 아저씨. 주문진까지가 얼만큼 되요? 기사님: 응..가까워.... 20km..... 난 울고 싶었다...난 여지껏 주문진이 강릉바로옆에 있는 줄 알았다...한 5분 걸리는 줄 알고 택시를 탄 것이다.. 더 당황한것은 택시비가 1300원이 아니라 1911원 부터 시작해서 97원씩 올라 가는 것이었다..... 난 서둘러 주머니를 털었다....4300원이 나왔다.. 이정도면 되겠지.... 하지만 주문진의 1/5도 안가서 4300원은 후딱 넘어버렸다.... 바짝 긴장하여 기사님의 눈치를 보며 불안하게 갔고 결국 주문진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택시비는 17000원을 넘고 있었다...흑흑흑... 또 주문진에서 만나기로한 가족은 왜 이렇게 보이질 안는지...... 주문진해수욕장 에서 약 10여분을 헤맨끝에 어떤 주차관리 아저씨의 도움으로 가족들이 있는 곳을 대강 알았고.... 그 곳에서 양쪽을 두리번 거리며 찾았다.... 기사님의 눈치를 보니 아주 짜증나는듯한 표정이었다.... 정말 그렇게 10분만 더 헤맷더라면 한 대 맞을 분의기 였다.... 이때 드려오는 천사의 목소리 "승인아~~~~~~" 엄마였다... 맨날 잔소리만 하던 엄마얼굴이 왜이리도 아름답던지.... 난 택시를 재빨리 빠져 나와 택시비를 엄마에게 맡겼다..18607원..... 참 그 인정많은 아저씨는 고맙게도 7원을 깍아 주는 것이었다...... 그 정겨운 풍경에 눈물이 날려했다.... 그리하여 바다에서 잘 논 다음 오늘 돌아왔다.... 참 잊지못할 1999년 여름이여.............. 아 이젠 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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