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보수와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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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란 [netran] 쪽지 캡슐

2008-11-11 ㅣ No.8833

많은 분들이 보수는 없다는 말씀들을 하십니다.
현실적으로 보수는 없고 수구꼴통만 있다고들 하십니다.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수구꼴통을 위한 대리전을 하고 있다고 비판도 하십니다.
 
저는 솔직히 보수가 뭔지 진보가 뭔지도 모르고 이곳에 왔습니다.
운동권과는 거리가 먼 학창 시절을 보냈으니 NL이 뭔지 PL이 뭔지도 여기 와서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수라는 걸 알게 되는데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정치권과는 거리가 멀고.. 강남에서 살지도 않으니.. 저는 수구꼴통은 아닙니다만
혹시라도 정말 대리전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슬그머니 걱정이 되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싸움이라는 느낌이 드는 글은 안쓰려고 노력합니다.
싸움을 거는 듯한 분에게는 대꾸도 안하는 편입니다.
 
제가 진보분들이 말씀하시는 '참다운' 혹은 '진짜' 보수라는 생각은 안합니다.
참된, 진짜.... 이런 수식어들은 너무 멋있으니... 분명히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분명히 보수입니다.
 
그리고 제 눈에는 이곳에서 보수라고 하시는 분들은 분명히 그냥 보수로 보입니다.
정부나 청와대와 연결이 되신 듯한 느낌을 주는 분들은 솔직히 한분도 못 뵈었습니다.
그리고 19세기적인 탐욕스러운 자본가 이미지를 풍기는 분도 못 뵈었습니다.
한마디로 정치적인 알바도 탐욕스러운 기득권 세력도 아니더라는 말씀입니다.
 
저는 오히려 진보분들에게 여쭙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 현실에 대한 진보적인 입장은 무엇입니까.
 
이곳에는 진보적인 주장보다는 반 이명박 정서가 너무 높습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그렇게 보입니다.
노무현씨를 따른다고 진보라고 말할 수 없듯이 이명박씨에게 반발한다고 진보는 아닙니다.
 
정치는 현실이고 이해관계의 표출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씨가 재벌가의 정몽준씨와 연대를 맺기도 하는 곳이 정치입니다.
김대중씨가 김종필씨나 박태준씨와 손을 잡기도 하는 곳이 정치입니다.
반대로 흔히 말하듯..... 참된, 진짜... 진보 혹은 보수란 이해관계를 떠난 이념입니다. 
 
이명박으로는 안된다... 물러가라.... 이런 생각도 하실 수 있고 말씀도 하실 수 있지만....
그것은 정치적 구호일 뿐.. 진보적인 주장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전과 17범이니 고소영이니 강부자니... 말씀 다 좋습니다만
이미 선거와 공청회를 통해 국민에 의해 클리어된 지나간 얘기들이고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시사점이 없으니 듣기에 안타깝습니다.
 
하다 못해.. 종부세에 대한 진보적인 관점이 있다면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리스트를 작성한다면... 사실 상 끝도 없습니다.
 
앞으로 환률 문제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한미 FTA 어떻게 처리해야 하겠습니까.
사회적으로 소요가 많은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중소기업 어떻게 지원해야 하겠습니까.
대기업에 대한 견제 어떻게 해야되겠습니까.
공기업 민영화 문제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예민하긴 하지만 통일의 문제 어떻게 해야되겠습니까.
사회적 소외 계층의 문제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교육의 문제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지금으로는 안된다... 바꾸자.... 라는 주장도 현실에 대한 불만의 표현으로 그 자체로도 중요하게 봅니다만
제가 말씀 드리는 바... '진짜',  '참된'... 진보의 주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자리에서 workable한 applicable 한 정책 대안을 보여달라는 소리는 물론 아닙니다.
다만... 진보답다... 진보적이다.... 라는 느낌을 주는 아이디어 만이라도 보여주신다면
제가 세상을 이해하는데... 그리고 저와 같은 많은 보수분들이 세상을 이해하며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입니다.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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