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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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추기경 [cardinal] 쪽지 캡슐

2000-03-04 ㅣ No.1309

김지선,소화데레사에게

 

보내준 세번의 편지에 감사한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집과 고향을 떠나서 수도원에

들어간다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데레사는 그 부르심에 기쁘게 답하고자 하는구나.

더구나 살레시오회에 들어감으로서 불우청소년들을 위해 사랑의 봉사를

다 하겠다는 마음 정말 아름답구나.

새봄에 피어나는 꽃들처럼 은총속에 꽃피고 많은 열매 맺기를 기도한다.

안녕히....

 

 

 

최복이에게

 

보내준 편지와 첨부한 파일 기쁘게 받았다.

너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구나.

그렇게 친절하게 봉사한다면 너를 대하는 본당신자들도 밝은

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은총속에 건강하기를...

 

 

황혜선,가타리나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다.

지금 메일로 사귀는 사람과에 대하여 물은 질문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언젠가는 너를 있는 그대로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더 깊어지기 전에 그 사실을 솔직히 말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가 그것 때문에 너를 떠난다 할지라도 그것은 오히려 다행이다.

왜냐하면 있는 그대로의 너를 받아드리지 못하는 사람은 너를 참으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너의 짝은 있는 그대로의 너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만이 성 아오스딩의 말씀대로 참된 친구가 될 수 있다.

주님께 의탁하여 용기를 구하여라. 그리고 세상 사람 다 떠나도 주님만은 언제나 언제나 사랑으로 함께 계셔주신다는 것을 굳게 믿어라. 안녕히...

 

 

김보경,로사에게

 

보내준 두번의 편지 잘 읽었다.

정이 막 들은 본당신부님을 떠나 보내는 섭섭한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아마 신부님도 주님의 뜻에 따라 순종의 길을 가면서도 신자들의 그 심경을

충분히 짐작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주어진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새로 오신 본당신부님을 모시고 새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새로 가신 본당신부님은 전에 내 비서신부로 여러해 계셨던 분이다.

이미 보아서 알듯이 인물도 미남이요, 성격도 넉넉하며 좋으신 분이다.

단지 건강이 좀 약한 것이 있어서 그게 걱정이다.

그러나 하느님이 신부님도 본당 공동체도 은총으로 잘 돌보아 주시리라고 믿는다.

안녕....

 

추신 : 대흥동이라고 해서 지금까지 대전 대흥동인 줄만 알았다.

 

 

 

오희석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딱한 사정에 금방 도움의 손길을 주지 못하여 미안합니다.

하지만 지금 어떤 분에게 부탁하여 그 집 사정과 도움의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확실한 무엇이 보이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주님께서 느티나무 재활원 원장님과 공동체 모든 분에게 위로와 용기를 풍성히 베풀어 주시기를 빕니다. 안녕히...

 

 

 

백인순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안나 시리즈 내가 한 것에 살을 붙였다고 했는데 참 재미있게 만들었군요.

아주 그럴듯합니다. 더구나 남아선호의 사상으로 예화를 태중에서부터 지워버리는 낙태풍조에 심각성을 지적하고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워주는 대목은 참으로 교훈적이요, 좋은 착상입니다.

훌륭한 이야기를 많이 만드실 소질을 가진 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부디 그렇게 소질을 발전시켜 책을 내시죠. 그리고 책 타이틀은

 <오 안나 집!>이라고 하시지요. 안녕히...

 

 

 

이상목,마르꼬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네.

그리고 참으로 감동적이네.

자네 편지 자체가 기도하며 썼고 기도로 가득차 있는 느낌일쎄.

먼저 빨치산대장 이 베네딕도 군의 그 빛나는 졸업을 축하하네.

그가 졸업 논문을 쓸 때 그 과정이 여러가지로 어려움으로 말미암아 쉽지 않았는데도 오히려 그 때문에 더 좋은 논문이 되었다는 것,그리고 또 많은 이들이 가치없이 생각하던 것을 보석처럼 빛나게 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 참으로 얼마나 장한 일인가!

광호군이 평소에 신앙심이 두텁고 어려움 속에서도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을 뿐 아니라 언제나 시련을 겪을 때마다 그것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즉 전화위복으로 바꿀 수 있을 만큼 주님께 또 성모님께 의탁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라 생각하네.

그의 대학 선교의 열기는 참으로 감탄해마지 않네.

서울대학 기도모임도 그렇게 참가자 수가 배가 더 될 만큼 발전하였다니 기쁘다. 더구나 저녁기도 모임만이 아니고 매일 아침마다 성서를 읽는 아침기도 모임도 운영하고 있으며 주님의 제자를 양성하기 위한 로고스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니 나는 그저 마음으로 감탄할 뿐일쎄.

아무쪼록 주님께서 언제나 자네들과 함께 하시고 자네들을 당신 성령의 빛으로 비추어 주시기를 간절히 비네. 안녕....

추신: 실탄 보급이 필요하냐?

 

 

 

홍지화,미카엘라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다.

지금은 서울에 다시 돌아와서 학교에 다니고 있겠구나.

쓰고 있는 논문 주제 페미니즘 참 뜻깊은 제목이다.

나도 네가 생각하는 대로 예수님에게는 남자와 여자의 차별이 없었다.

그런 의미로 예수님도 페미니스트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새 천년기,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고도 하니 페미니즘의 연구는

참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좋은 결실 있기를 빈다.

동시에 우리 나라에서 남여 평등이 긍정적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어쩌면 여성들이 사회 각 분야에 많이 진출할 때 우리 나라의 고질병인

부정부패와 부실공사 등 여러가지 문제가 시정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 집 뒷동네 마아리(?) 여 경찰서장 김???님의 부임으로 그 일대 유흥업소들이 청소된 것과 같이 여성의 공직 참여로 공무원들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고 친절과 봉사를 다함으로 사회 전체가 밝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은총속에 건강하기를

 

 

 

승진 군에게

 

야? 너는 메일로 거듭 습격한다는 공갈을 치니

어떻게 습격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구나.

아무튼 그대 습격을 기대해 본다.

동성고등학교면 나하고 동문은 동문이다.

그러니 나를 선배라고 부를 수는 있겠다.

하지만 역시 나는 혜화동 할아버지야. 안녕....

 

 

 

최승철,베드로 군에게

 

편지 잘 읽었다.

승철이가 말한 박은종신부님의 이야기는 내 마음에도 하나의 슬픔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사실은 나도 그의 죽음에 대해서 전해 들은 것 외에 더 자세한 것은 모른다. 그러니 그대가 원하는 대로 내가 더 가르쳐 줄 그 무엇은 없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공동선이라는 것이 있다.  공동선을 위하여 밝혀야 할 것이 있고 밝힐 수 없는 것도 있다. 특히 한 개인의 관해서는 자세한 것을 모를 때는 차라리 말하지 않는 것이 공동선을 위하여 유익할 수 있다. 그럼 주님께서 박은종 신부님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도록 우리 함게 기도하자. 안녕...

 

 

 

오영자,베로니카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고해성사를 보고 냉담을 청소하고 주일마다 열심히 성당에 나가고 성서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 편지 참으로 기쁩니다.

하느님의 축복 가득히 받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옳바르게 알고 사랑하겠다는 말이 뜻깊습니다. 사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으로 지으시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드려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럼 안녕....

 

 

 

윤경식,야고보에게

 

보내준 편지와 나를 위한 십자가의 길 기도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꽃동네에서 열흘간 봉사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왔다니 참으로 은총의 시간이었나 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언제나 하느님과 함께 산다는 것입니다. 안녕히...

 

 

 

강희전,로사에게

 

보내준 편지 기쁘게 받았다.

감기는 다 낳았느냐?

아프면서도 일은 여전히 한다니 너도 어지간히 끈기있는 자랑스런 배달의 딸이구나. 최상훈 디모테오신부님?.... 그분이 이 준열사 기념때 뵈온 분이면 물론 알아야 하지 그러나 이 할아버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구나.

로사 너도 마찬가지다. 이랗게 메일로는 여러번 친하게 주고 받지만 막상 너를 대면하면 얼굴을 알아 볼 수 있을지는 대단히 의문스럽다.

그러나 다음에 귀국하였을 때 찾아 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비록 내가 너를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놀라지 말고 소개를 하거라.

그러면 적어도 우리가 이메일을 통하여 주고 받은 사연 때문에 반갑게 너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안녕히...

 

 

 

김재은 미카엘라에게

 

보내준 편지 기쁘게 읽었다.

"황금 동전의 비밀"이라는 동화는 아직 읽어보지 못하였다.

하지만 네가 편지에 전해주는 이야기만으로도 참 재미있는 또 뜻깊은 내용이 담긴 유익한 책이겠다 생각이 든다.

이 다음에 또 책을 소개해 주겠다니 더욱 고맙다.

미카엘라는 책 읽는 것을 그렇게 좋아한다니 너는 나보다 더 훌륭하다. 나도 책을 읽는 것이 싫지는 않지만 지금은 시간이 많지 않아서 늘 조금밖에 읽지 못한다.

미카엘라야?  많이 공부해서 세상 모든이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거라.

예수님처럼 말이다. 안녕히....

 

 

 

주 현, 마리아에게

 

편지 기쁘게 받았다.

언니가 이미 너의 이야기를 내게 해 주었다.

그렇게 열심히 미사 복사를 한다고?

그리고 제대에서 미사 복사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처음으로 복사하게 된 그날 그렇게 기뻣다니 참으로 하느님께서 너를 사랑하시어 복사할 수 있도록 해 주신 것 같다.

그만큼 마리아야? 주님을 사랑하여라.  우리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신 나머지 십자가에 죽으실 뿐 아니라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 영혼의 양식으로까지 주셨다.

바로 미사성제 안에 성체성사가 그것이다.  ㅡ이 주님의 사랑을 본받아 우리도 남을 사랑할 줄 알자. 안녕...

 

 

 

고재희,베네딕도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다.

신부가 되겠다고 결심한 다음에 여러가지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니 한편 이해도 되고

다른 한편 좀 의아스럽기도 하구나.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하느님께서 너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단련시키기 위해 주시는 시련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사실은 처음부터 신부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참으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러나 주님은 나에게 사제의 길만을 보여 주셨다. 그래서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 생각하면 하느님은 일찍부터 나를 사제의 길로 부르셨던 것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렇게 성소는 뜻이 깊은 것이다.

나는 네가 이 뜻깊은 성소의 길에 항구할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

안녕히....

 

              

           

 

김은정,루시아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다.

법정 스님의 글을 소개해 주어서 고마워요.

아무쪼록 은총속에 건강하고 땅굴 파면서 읽는 글을 또 소개해 주기를 바랍니다.  안녕.....

 

 

                                              2000년 3월 4일

                                              혜화동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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