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지칠 줄 모르는 사랑이라니.....

인쇄

김정이 [pear] 쪽지 캡슐

2001-02-03 ㅣ No.4293

참 사랑

 

1.참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믿으며 바라고 견디어 내어 안되는 일 없어라.

참고 친절한 사랑은 시기 자랑도 없이 진리 따라 가는 길에 기뻐하며 일하네.

 

 

2. 인간 사회 천사말씀 온갖 지식 신앙과 심오한 천상진리 깨달았다 하여도

참사랑이 없다하면 아무것도 아니라 지칠 줄 모르는 사랑 영원토록 남으리.

 

 

 

 

저는 그다지 노래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노래를 부르는 일은 참 커다란 기쁨중의 하나입니다.

특히나 내가 처한 현실 속에서 어떤 노래가 가슴 깊이 다가 올 때는 그 노래가 비록 유행가일지언정 그 보다 더 절실한 기도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며칠 전 평일미사에서 파견 성가로 이 성가를 부르면서 참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 사랑 " 이란 단어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내가 사랑하는 부모님들,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친지들...

내가 속해 있는 여러 공동체들......

그 안에서 나는 얼마나 사랑을 받으며 또 얼마만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지..

 

사실, 내 자식을 키우는 일이나, 남편과의 일상에서도

" 이것이 과연 사랑일까? " 하는  회의에 빠질 때가 종종 있답니다.

너무 자주 내 욕심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사랑이 아닌, 나를 위한 사랑에 빠져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반성하게 되곤 하지요.

하지만 그 회의감이나 반성은 그리 오래 가지도 그리 깊이 나를 힘들게 하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그것은 누가 뭐라하든 내겐 진실한 사랑이기때문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나선 신앙인으로써 이런 성가를 부를 때 내게 다가오는 죄스러움이지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꽤나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사람 만나는 일을 참으로 좋아하는 제가 그 많은 사람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인지...

너무 지나친 욕심일지 모르겠지만, 주변의 사람들에게 마음을 주고 때론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가끔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친구들이 생기기도 하지요.

그럴 땐 참 괴로워집니다.

아무 댓가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참고 기다리는 사랑이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특히나 어떤 사람과의 만남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장애가 생길 때에는

" 내가 이 사람을 얼만큼까지 사랑해야 하나? " 번민에 빠지게 되지요.

 

차라리 내가 용서를 빌어야 하는 경우가 훨씬 더 쉬울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런데....오리무중처럼 이유도 알 수 없는 벽이 느껴지는 만남에선,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 너 하나쯤 없어도 아무 상관 없다. 그냥 무시해 버리고 말지 뭐~~~"

 

 

 

아주 오래 전에,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야 할 아버지께  커다란 벽을 만들어 놓고

마음의 문을 굳게 굳게 닫고 지낸 세월들이 있었습니다.

그 땐 아마도 하느님의 문도 꽁꽁 닫아둔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제 마음의 문을 많이 두드리셨지만 그 분의 가슴을 많이 아프게 해드렸지요.

그리고,

또 살면서... 너무 사랑하는 나의 동생이 나에게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아두고

두드려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는 자물쇠를 채워버렸습니다.

..........................

하지만 가족이라는 테두리안에서의 높은 벽은 그 상처가 더 훨씬 깊을지라도

그리고 그 세월이 아무리 오랠지라도 언제가는 주님의 힘으로 열릴 것이라는 확신을 아직 버리지 않고 있답니다.

 

그런데....

가까이 지내던 지인이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등을 돌릴 때,

내 사랑의 믿음이 어느만큼까지 인가하는 회의가...

이런 성가를 접하면 참으로 죄스러워지는 겁니다.

 

사소한 집착이라거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 정도로 접어둘 수도 있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참사랑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도대체 얼마만큼 가능한 일인지........

 

사실은 조그만 아픔이 생겨도 고개돌려버리는 제가 이런 말들을 주절거린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거창한 마음이 고개를 들 때마다

" 내 식구들이나 잘 챙기자." 하는 소극적인 이기심이 더 많이 저를 지배하게 되지요.

 

하지만....

매일 사랑을 노래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라면,

발끝에 낀 때만큼이라도 더 많이 사랑하자고 안달하는 제가 되고 싶은 욕심.

너무 우스운가요????

 

하여간....

며칠동안 줄곧 저의 뇌리 속에 남아있는 가톨릭 성가 45번!!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이 뭉클해지는 노래이군요.

 

 

도무지 ’그칠 줄 모르는 사랑이라니.............’

그 사랑을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을런지요?

 

 



7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