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3/28]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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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엘리사벳 [Lilly] 쪽지 캡슐

2000-03-28 ㅣ No.2102

사순 제3주간 화요일

 

 

 

마태오 복음 18, 21 - 35

 

 

 

  그 때에 베드로가 예수께 와서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하고 묻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 하늘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왕이 자기 종들과 셈을 밝히려 하였다. 셈을 시작하자 일만 달라트나 되는 돈을 빚진 사람이 왕 앞에 끌려왔다. 그에게 빚을 갚은 길이 없었으므로 왕은 ’네 몸과 네 처자와 너에게 있는 것을 다 팔아서 빚을 갚아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종이 엎드려 왕에게 절하며 ’조금만 참아 주십시오. 곧 다 갚아 드리겠습니다.’ 하고 애걸하였다. 왕은 그를 가엾게 여겨 빚을 탕감해 주고 놓아 보냈다.

 

  그런데 그 종은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밖에 안 되는 빚을 진 동료를 만나자 달려들어 멱살을 잡으며 ’내 빚을 갚아라.’고 호통을 쳤다. 그 동료는 엎드려 ’꼭 갚을 터이니 조금만 참아주게.’하고 애원하였다. 그러나 그는 들어 주기는커녕 오히려 그 동료를 끌고 가서 빚진 돈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어 두었다.

 

  다른 종들이 이 광경을 보고 매우 분개하여 왕에게 가서 이 일을 낱낱이 일러바쳤다. 그러자 왕은 그 종을 불러들여 ’이 몸쓸 종아, 네가 애걸하기에 나는 그 많은 빚을 탕감해 주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할 것이 아니냐?’ 하며 몹시 노하여 그 빚을 다 갑을 때까지 그를 형리에게 넘겼다.

 

  너희가 진심으로 네 형제들을 서로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도 너히에게 이와 같이 하실 것이다."

 

 

 

  Then Peter went up to him and said, ’Lord, how often must I forgive my brother if he wrongs me? As often as seven times?’ Jesus answered, ’Not seven, I tell you, but seventy-seven times. And so the kingdom of heaven may be compared to a king who decided to settle his accounts with his servants. When the reckoning began, they brought him a man who owed then thousand talents; but he had no means of paying, so his master gave orders that he should be sold, together with his wife and children and all his possessions, to meet the debt. At this, the servant threw himself down at his master’s feet. "Give me time" he said "and I will pay the whole sum." And the servant’s master felt so sorry for him that he let him go and cancelled the debt. Now as this servant went out, he happened to meet a fellow servant who owed him one hundred denarii; and he seized him by the throat and began to throttle him. "Pay what you owe me" he said. His fellow servant fell at his feet and implored him, saying, "Give me time and I will pay you". But the other would not agree; on the contrary, he had him thrown into prison till he should pay the debt. His fellow servants were deeply distressed when they saw what had happened, and they went to their master and reported the whole affair to him. Then the master sent for him. "You wicked servant," he said "I cancelled all that debt of yours when you appealed to me. Were you not bound, then, to have pity on your fellow servant just as I had pity on you?" And in his anger the master handed him over to the torturers till he should pay all his debt. And that is how my heavenly Father will deal with you unless you each forgive your brother from your heart.’

 

 

 

◈ 진심으로 죄를 뉘우쳐 본 사람만이 남을 용서할 수 있다. 자기 잘못의 실상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하고 그 잘못에 대해 깊이 통회하지 못하기 때문에 용서가 어려운 것이다. 셰익시피어가 참고한 문헌 중에 ’악어의 눈물’에 관한 것이 있다. "악어는 물가에서 사람을 발견하면 그를 덮쳐 죽인 다음 눈물을 흘리며 죽은 자를 먹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악어의 눈물은 위선적인 눈물을 뜻하는 것으로 그 당시에 악어는 위선을 상징하였다.

 

   뉘위친 체하여 왕으로부터 용서를 받은 종은 자신에게 작은 잘못을 한 동료를 용서하지 않았다. 자기 성찰과 통회를 하지 않은 채 고해소에만 들어오면 눈물을 흘리고 비탄에 빠지는 이가 있다. 그런데 고해소를 나가자마자 자기가 앉아 있던 자리에 누군가가 앉아 있기라도 하면 벌컥 화부터 낸다. 고해성사의 본질은 인간 편에서 볼 때는 ’뉘우침’이고 하느님 편에서 볼 때는 ’용서’이다. 눈물 좀 흘리고 나면 자신이 뉘우친 것 같지만 실제 그의 내면에는 분노와 욕심이 가득차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해소에서의 악어의 눈물은 자신과 하느님을 속이는 것이다.

 

 

 

화해화 용서의 기쁨을 살아야 한다는 희년에, 용서가 필요한 사람을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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