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동성당 게시판

가슴아픈 사연

인쇄

배건기 [jamesbae] 쪽지 캡슐

2001-03-27 ㅣ No.800

어제 저녁에 어떤 자매님으로부터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이 문제를 저에게 해결 될 수 있는 방법을 물으셨다. 참 어렵다.

공동체의 어떤 반장님이 최근 성당에 나오시기를 꺼려하실 정도로

가슴에 상처를 입고 계신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참으로 열심히

봉사하던 그 반장님을 잘 알고 있었기에 무척 가슴이 아팠다.

 

물론 신자들 상호간의 문제로 성당에 나오지 않겠다는 것은 조금

생각할 문제이지만 하느님마저 떠나면 안될 것이다.

냉담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주로 하느님께 마음 상한다기보다 사

람들로 인해 상처받고 나오지 않게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것

은 분명히 잘못 인식된 것이다. 교회 안이라 해서 모두 천사 같은

사람들만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톨릭 신앙이 물론 공동체적이긴 하지만 자신의 신앙은 하느님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흔히 냉담회두 라는 말이 있는데 회두한다면 이 말은 머리를 회전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어느 쪽에서 어느 쪽으로 돌린다는 것일까

즉 어둠의 세상 쪽에서 하느님 쪽으로 머리를 돌려 하느님을 바라

보게 된다는 것일 것이다. 다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 온다는 것이다.

 

공동체 안에서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봉사하는 일에는 높고 낮은 것이 없지만 직책이 높은 봉사자는 낮은

봉사자에게 더욱 낮은 자세로 서로 도와가면서 함께 교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면 더욱 좋지 않나 싶다. 따뜻한 말 한 마디는

서로를 하나되게 하지만 그렇지 못한 말 한 마디는 남의 가슴에

비수로 꽂히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도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면서 너희도 이렇게 하여라고 하신

말씀처럼 더욱 낮은 자세로 임했더라면 마음을 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사랑으로 서로 감싸면서 도울 때

비로소 하나가 되는 공동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장의 역할이란 기초 교회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최전방 향도이다.

반장의 직무 수행 방법이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에게

힘을 실어 주면서 더욱 격려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봉사자들은 격려받고 위로 받으면서 자신의 봉사 노력에 따른 어렵고

힘든 부문이 모두 녹아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두 글자는

온 세상을 녹이고도 남을 위대한 말이다. 사랑이 넘치면 공동체는

힘이 넘쳐 있겠지만 사랑이 없으면 공동체는 시들기 마련이다.

 

- - -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우리 서로 사랑하도록 합시다라고 애절한 부탁을 드립니다. 저가 해야

할 일은 오직 그 반장님을 위해 기도밖에 할 것이 없습니다.

 

주님! 지금 저희 성당 공동체를 위해 모두 하나되게 하여 주소서. 아멘.



11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