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기쁨"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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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mela1004] 쪽지 캡슐

2000-01-06 ㅣ No.320

Untitled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아무도

그대가 준 만큼의 자유를

내게 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그대 앞에 서면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될 수 있는 까닭입니다.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그대 아닌 누구에게서도

그토록 나 자신을

깊이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 누군가 이 시를 처음 읽어주었을 땐,

참 아름다운 글이라 생각해서 좋아했어요.

하지만 정말 이 시를 좋아했던 것은

그 사람이 읽어 준 시였기 때문에 라는 말이 더 솔직한 걸꺼예요.

 

출판사두 모르면서, 이 제목만 가지구 이 책을 구하려구,

교보문고를 뒤지고 다녔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그래서 구한 책을 간직하며 가끔 들춰보다가

시간이 흐른 뒤

그 사람에게 이번에는 제가 읽어주었어요.

그리구 그렇게 헤매면서 책을 구했다는 이야기를 했죠....

그 사람은 그냥 제목과 출판사 등등을 물어보지

왜 그렇게 힘들게 그랬냐는 말을 했었는데......

 

산다는 건, 그 안에서 삶의 기쁨을 만든다는 건

그런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름대로의 "의미"를 만드는 거요.....

 

그 누구 때문에, 그 사람이 읽어준 예쁜 시 때문에

그리구 그렇게 힘들게 구한 책이어서,

너무나도 소중한 책이 되어버렸듯이.....

 

1999년 12월 31일 날 받은 축일 선물이

천 년대에 받은 마지막 선물이었구...

2000년 1월 2일, 미사 후 받은 선물이

2000년의 시작과 함께 받은 첫 선물이었다는....

그런 잊지못할 이름들을 붙여 만든 의미들......

 

 

그 의미들이

훗날엔  아련한 추억두 되지만,

현재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작은 기쁨도 되니까요.....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

때론 굉장히 슬플 수도 있겠지만....

분명 기쁜 일이 더 많을 거예요.....

내 자신이, 삶이 충만해지는 그런 느낌 때문에 말이예요...

 

 

이것이 바로 제가 "의미"란 단어를,

"잊지못할 이름 붙이기"를 사랑하는 까닭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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