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기쁨" 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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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아무도 그대가 준 만큼의 자유를 내게 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그대 앞에 서면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될 수 있는 까닭입니다.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그대 아닌 누구에게서도 그토록 나 자신을 깊이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 누군가 이 시를 처음 읽어주었을 땐, 참 아름다운 글이라 생각해서 좋아했어요. 하지만 정말 이 시를 좋아했던 것은 그 사람이 읽어 준 시였기 때문에 라는 말이 더 솔직한 걸꺼예요.
출판사두 모르면서, 이 제목만 가지구 이 책을 구하려구, 교보문고를 뒤지고 다녔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그래서 구한 책을 간직하며 가끔 들춰보다가 시간이 흐른 뒤 그 사람에게 이번에는 제가 읽어주었어요. 그리구 그렇게 헤매면서 책을 구했다는 이야기를 했죠.... 그 사람은 그냥 제목과 출판사 등등을 물어보지 왜 그렇게 힘들게 그랬냐는 말을 했었는데......
산다는 건, 그 안에서 삶의 기쁨을 만든다는 건 그런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름대로의 "의미"를 만드는 거요.....
그 누구 때문에, 그 사람이 읽어준 예쁜 시 때문에 그리구 그렇게 힘들게 구한 책이어서, 너무나도 소중한 책이 되어버렸듯이.....
1999년 12월 31일 날 받은 축일 선물이 천 년대에 받은 마지막 선물이었구... 2000년 1월 2일, 미사 후 받은 선물이 2000년의 시작과 함께 받은 첫 선물이었다는.... 그런 잊지못할 이름들을 붙여 만든 의미들......
그 의미들이 훗날엔 아련한 추억두 되지만, 현재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작은 기쁨도 되니까요.....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때론 굉장히 슬플 수도 있겠지만.... 분명 기쁜 일이 더 많을 거예요..... 내 자신이, 삶이 충만해지는 그런 느낌 때문에 말이예요...
이것이 바로 제가 "의미"란 단어를, "잊지못할 이름 붙이기"를 사랑하는 까닭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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