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4동성당

[성령 강림 대축일] 독서와 복음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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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업 [rlawhddjq] 쪽지 캡슐

2020-05-31 ㅣ No.294

         2020년 5월 31일 주일  [성령 강림 대축일]

 

 

 

<부속가>

오소서 성령님주님의빛 그빛살을 하늘에서 내리소서.

가난한이 아버지오소서 은총주님오소서 마음의빛.

가장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손님 저희생기 돋우소서.

 

일할때에 휴식을 무더위에 시원함을 슬플때에 위로를.

영원하신 행복의빛 저희마음 깊은곳을 가득하게 채우소서.

 

주님도움 없으시면 저희삶의 그모든 것 해로운 것 뿐이리라.

허물들은 씻어주고 메마른땅 물주시고 병든 것을 고치소서.

 

굳은마음 풀어주고 차디찬맘 데우시고 빗나간길 바루소서.

성령님을 굳게믿고 의지하는 이들에게 성령칠은 베푸소서.

덕행공로 쌓게하고 구원의문 활짝열어 영원복락 주옵소서.

 

 

 

   

 

성령 강림 대축일 제1독서(사도2,1~11)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2~3)

 

1) 상징에 대한 분석을 통한 해석

 

사도행전 2장 2절에서 4절까지 살펴볼 때, 성령이 임함으로써 나타난 결과가 마치 바람과 불과 방  세 가지처럼 보인다. 이 세 가지는 모두 초자연적인 어떤 것들을 나타내기 위한 상징일 뿐이다.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는 원문의 의미를 그대로 살리지 못했다.

'~듯한(같은)'에 해당하는 '호스페르'(hosper)가 '바람'에 해당하는 '프노에스'(pnoes)가 아니고 '몰아치는'(rushing) 혹은 '으르렁거리는'(roaring)에 해당하는 '페로메네스'(pheromenes)를 수식하고 있다.

 

'페로메네스'는 속도를 강조하는 '급하고'(부는)가 아니고 상태나 정도를 강조하는 '몰아치는'이나 '으르렁거리는'이 더 적절하고 정확한 뜻이다.

 

그래서 본문을 다시 번역하면, '거센(강한) 바람이 으르렁거리는 듯한 소리'라고 해야 한다. 새 성경이 '부는 듯한'이라고 번역했는데, '으르렁거리는 듯한' 이라고 번역해야 한다.  즉 본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람이 아니고 바람이 내는 것 같은 '소리'(에코스; echos; sound)이다. 

 

사도행전 2장 3절에서 역시 강조하는 것은 '불'이 아니고 혀가 '갈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사도행전 2장 4절의 방언의 경우도 '방언'이 아니라 '다른 언어'라고 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바람, 불, 방언이란 세 가지 상징의 매체는 성령 강림 때 일어난 특별한 현상을 강조하기 위해 하나의 비유의 대상으로 삼은 것 뿐이다.

 

사도행전의 저자는 성령 강림으로 인한 초자연적 현상을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각 기관들인 귀, 눈, 입에 연계하여 귀(바람~소리), 눈(불~혀가 갈라지는 것), 입(방언~다른 언어)과 관련된 세 가지 자연 현상에 비유한 것이다.

 

어떤 학자는 성령 강림에 수반되는 이 세가지 현상을 복음 전파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먼저 거센 바람이 으르렁거리는 듯한 소리는 복음 전파를 위한 힘(능력)이고(사도1,8; 루카24,49),

불처럼 갈라지는 것은 이스라엘에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사명을 부여하기 전, 예언자 이사야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제단에서 타는 숯을 입술에 댄 것처럼 (이사6, 6-8) 복음 전파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정결을 상징하며,

다른 언어는 여러 나라로 흩어져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언어 도구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결국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의 가장 큰 목적은 복음 전파를 위한 것이다. 

 

2) 이미지를 통한 해석

 

이것은 오순절 성령 강림을 에제키엘 37장에 기록된 마른 뼈 환시에 등장하는 생기의 이미지와 연관지어 해석하는 것이다.

에제키엘 37장 9절에서는 "너 숨아, 사방에서 와 이 학살된 이들 위로 불어서, 그들이 살아나게 하여라."는 에제키엘의 명령에 따라 숨(생기; breath)은 바람(wind)처럼 불어서 죽은 자들에게 생명을 주었다.

 

또한 요한 복음 3장 8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에게 영으로 거듭난 사람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는, 임의로 부는 바람의 속성을 예로 드셨다.

따라서 오순절 성령 강림에 대한 묘사를 이와 같은 이미지와 연관지어 보면 결국 성령은 죽은 영혼을 살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람은 범죄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영이 그들에게서 떠남으로써 모든 인간들은 모두 영적으로 죽은 자들이었다(창세 2,17; 3,19; 6,3; 에페2,1).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새로운 시대를 여시면서 죽은 영혼을 살리는 성령을 보내 주셨다.

 

3) 출애굽 사건을 통한 해석

 

이것은 본 단락의 내용을 탈출기 19장 16~18절에 기록된 시나이 산에서의 하느님의 현현(Theophany)과 관련지어 해석하는 것이다.

 

탈출기 19장 16절의 '우레소리와 나팔소리'와 탈출기 19장 18절의 '산 전체가 심하게 흔들렸다'라는 청각적 이미지를 통한 표현은 본절의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와 대구를 이루고,

탈출기 19장 16절의 '번개'와 탈출기 19장 18절의 '(주님께서)불속에서 그 위로 내려 오셨기 때문이다'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한 표현은 사도행전 2장 3절의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와 대구를 이룬다.

 

이런 의미에서 구약의 오순절이 원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첫 열매를 얻은 날을 기념하기 위한 절기라는 의미를 가졌지만, A.D.1세기경에는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은 날을 기념하기 위한 절기로 이해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다.

 

모세 시대의 오순절은 이스라엘 백성과 하느님 사이에 율법을 세움으로써 계약의 백성과 그들을 다스리는 왕으로서의 관계로 맺어지는 역사적인 날이라는 사실과 관련지울 수 있는 것이다(탈출19장).

 

그러나 초대 교회의 시작이 되는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은 율법이 아닌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 예수님의 복음을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용하시는 성령이 강림하심으로써, 교회와 하느님과의 관계가 백성과 왕의 관계보다 훨씬 밀접한 자녀와 아버지와의 관계로 맺어지는 구원사의 큰 획을 긋는 날이다. 

 

즉 구약의 오순절의 특징 돌판에 율법을 기록한 외적이고 법적인 절기인 반면에 신약의 오순절은 마음에 기록한 내적이고 영적인 절기라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의 강림을 기다리고 있던 제자들은 이러한 신비한 현상들을 접하면서 '아~바로 이때구나'하면서 성령 하느님의 임재를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안을'(2)

 

유다인들은 일반적으로 일어서서 기도했다. 

따라서 본절에서 앉아 있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의 말이나 설교를 듣고 있을 때 성령 강림의 역사가 일어났음을 보여 준다.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위에 내려앉았다.'(3)

 

'같이'(모양의)에로 번역된 '호세이'(hosei)가 '혀'(글롯사이; glossai)를 수식하지 않고 '불'(퓌로스; pyros)을 수식한다.

 

사도행전의 저자가 직유를 통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불'이 아니라 '혀'이다.

말하자면 '불길이 솟아오르는 것과 같은 혀들이 갈래갈래 갈라지면서'라는 뜻이다.

 

'갈라지면서'로 번역된 '디아메리조메나이'(diamerizomenai)는 '조각조각으로 쪼개다' 혹은 '분배하다'는 의미를 지닌 동사 '디아메리죠'(diamerizo)의 현재 중간태 분사로서 '그들 자신을 분배하는'(distributing themselves)이란 뜻이다.

따라서 본문을 직역하면 '그들 자신을 분배하는 불과 같은 혀들이' (tongues as of fire distributing themselves)이다.

 

혀는 언어와 복음 전파를 상징하므로 본절은 성령께서 방언을 통한 복음 전파를 위해 각 사람들 위에 임하였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사도행전 2장 3절의 '혀'에 해당하는 원어(글롯사이; glossai)와 사도행전 2장 4절의 '방언'(다른 언어들; 글롯사이스;  glossais)에 해당하는 단어가 같다는 사실도 이를 잘 보여 준다.

 

이러한 본문은 마치 솟아 오르는 불길과 같이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언어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발설되어지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때가 3시(사도2,15)이전, 즉 오전 9시가 되기 이전이었음을 고려한다면 성령께서 임재하시는 방식이 제자들이 모여 있는 그 장소에 아침 햇살이 강하게 그들 위에 내리비치는 형태였던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한편 '불'(퓌로스; pyros)은 성경에서 종종 하느님의 임재를 상징한다. 

탈출기 3장 2절 이하를 보면 모세가 호렙산에서 만난 하느님의 임재는 떨기나무 불꽃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루카 복음 3장 16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세례세례자 요한의 물 세례와 달리 불 세례라고도 하는 성령 세례였다. 이 구절에서도 불은 성령님을 표현하는 하나의 이미지인 것이다.

 

 

 

 성령강림대축일 복음(요한20,19~23)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2)

 

'숨을 불어넣으며'에 해당하는 '에네퓌세센'(enephysesen; he breathed on them) '엠퓌사오'(emphysao) 부정(不定) 과거 능동형 3인칭 단수이며, 신약 성경에서 유일하게 여기에만 나온다.

 

구약 성경 희랍어 번역본인 70인역(LXX)에서는 창세기 2장 7절 창조사업을 위한 문맥에서, 그리고 에제키엘서 37장 9절 민족의 회복을 위한 문맥에서 사용된 단어가 요한 복음 20장 22절 보냄을 받은 자로서의 역할을 위한 문맥에서 사용된 것이다.

 

그런데 차이점에 있다면, 구약 성경의 두 구절은 생명이 없었던 자나 생명을 잃은 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일과 관련되어 사용되었고, 요한 복음 20장 22절에서는  육적인 생명과 전혀 관계가 없고 오로지 영적인 생명을 상징하는 성령을 부여하는 문맥에서 사용된 점이다.

 

이것은 '예수님으로부터 보냄 받은 자'('아포스톨로스'; apostolos)로서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영적인 능력으로서의 생명을 부여하는 것과 관계되는 것이다.

특히 본문에는 복음 전파 사명을 수행해야 할 사도들에게 '죄사함의 권한' 위임을 위한 성령 수용의 명령이 내려진다.

 

여기서 '성령을 받아라'에 해당하는 '라베테 프뉴마 하기온'(Labete pneuma hagion; Receive the Holy Spirit)에서 명령형이 사용된 것은 성령을 받아도 되고 안 받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받아야 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여기서 '성령'에 해당하는 '프뉴마 하기온'(pneuma hagion; the Holy Spirit) 원문에는 관사가 붙어 있지 않은 사실을 볼 때,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격적인 측면보다는 성령의 은사, 즉 사도들이 복음을 전하는 일에 있어서 필요한 능력을 받는 부분을 강조한 것으로서, 바로 위의 요한 복음 20장 23절의 '죄사함의 권한' 관련되는 것이다.


그리고 '받아라'에 해당하는 '라베테'(labate; receive) '람바노'(lambano) 명령형 과거 2인칭 능동 복수이다.

그런데 번역에 있어서는, 인격적인 존재인 성령을 '받아라'로 번역하는 것보다는 '받아들이라' 또는 '머물게 하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신약 성경에서 '성령'과 관련된 기록들을 정리하면,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수난을 당하시기 전에 당신 자신의 죽음이 성령을 오시게 하기 위함임을 밝히셨고 (요한14,16~19), 요한 복음 20장 22절을 보면 죽음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후 사죄권 위임을 통해 그 약속을 다시 확인시키셨으며, 승천하신 후에 오순절 때에 성령을 실제로 본격적으로 보내셨다(사도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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