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4주간 토요일 ’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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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4-01-11 ㅣ No.5653

연중 제4주간 토요일 ’24/02/03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을 향한 백성들의 간절하고도 애절한 염원들이 엿보입니다. 먼저 사도들이 전도여행을 마치고 예수님께 돌아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마르 6,30)합니다. 그 보고들을 다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수고를 인정하시고 칭찬하시며 쉬게 하십니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31)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보고를 받던 그 자리 그 순간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특별하고 깊은 말을 나눌만큼의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려웠기 때문인가 봅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31) 얼마나 예수님께서 백성들에게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헌신적으로 임하셨는지를 직감하게 해주는 부분입니다. 밥을 굶어가시면서까지 백성들을 가르치고 고쳐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모습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게 떠나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33) 다고 복음사가는 전합니다. 배를 타고 가로질러 건너가는 것보다 더 빨리 육로로 달려서 예수님을 기다리는 백성들의 눈망울이 놀랄만큼이나 선하게 떠오릅니다. 얼마나 예수님께서 백성들에게 헌신적이셨는지, 그리고 얼마나 백성들이 예수님을 간절하고도 애절하게 필요로 했는지 그 상황과 밀도가 물씬물씬 다가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간절하고 다급하게 예수님을 찾아 온 군중들을 보시고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34)고 합니다.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한 이 글을 바라보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이 북받쳐 오릅니다. 나름 하노라고 하는데도 늘 부족하고, 늘 채우지 못하고, 하루를 마감해야 하는 저의 현실이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저도 복음에 나오는 백성들처럼 예수님께 간절히 매달리게 되는가 봅니다. 문득 바로오 사도의 고백이 떠오릅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약함도 모욕도 재난도 박해도 역경도 달갑게 여깁니다. 내가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2코린 12,10) 우리 사목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의 부족함과 부당함에도 불구하고 주님이 하고자 하시는 일을 이루고야 마시는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의 일을 할 충분하고 완전한 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영광이 현실에 드러나기 위해 나라는 존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내가 잘났고 못났고, 무엇을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주님께서는 주님의 일을 수행할 인간 존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통찰합니다. 그것이 내가 아니어도 되지만, 지금 당장 내가 살아 있고 내가 주 대전에 나와 있기 때문에, 주님께서는 나를 통해 주님의 거룩한 일을 하신다는 사실이 감격스럽고 감사드릴 뿐입니다. 우리를 부르셔서 우리를 통해 주님의 거룩한 일을 이루어내시는 주 하느님께 기꺼이 저를 봉헌하며, 우리 교회 공동체를 통해 주님의 나라를 하루빨이 이 땅에 이루시기를 간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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