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형섭아, 김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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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희 [namunwish] 쪽지 캡슐

2000-08-18 ㅣ No.1300

  형섭아, 안녕?!

  언제나 겸손하고 다정다감한 너에게서 일년에 한두 차례 연례 행사처럼 전화가 걸려 올 때면 고마움과 반가움이 뒤엉긴 감회에 잠기게 된단다. 아버지일로 괴로웠던 시절 내가 아주 가까이 있지는 못했지만, 어린이대공원에서의 스쳐 감, 또 네가 애들을 이끌고 방문함으로써 잠시잠깐 대면하였을 때, 내 마음이 뜨겁고 그렇게 미더울 수가 없었어. 벌써 내 키를 훌쩍 넘어버린 고2의 소년으로 성장해버린 너이지만, 찾아오는 너희 장정들에게 언제나 초등학교 적의 앳띤 추억이 포개어 다가오는 건 웬일이니...  새벽이라선지 뜻하지도 않았던 궁상이....??  

  보고 싶은 너희를 만나게 되어선지 이렇게 안달이 나서 잠을 설치다 가좌동 게시판에 짧은 편지를 쓴다. 너 학생회 부회장 맞니? 너희 본당 게시판 없다 그랬지? 인터넷을 한다면서 게시판을 한번 안들렀구나! 너무 겸손해서 속까지도 대단치 않은 듯 오해받을 형섭이, 그래도 매사 처신만은 똑!소리 나게 해내길 부탁한다. 외유내강 있잖어. 며칠전 도올 김용옥 교수의 강의를 들었는데, 리더는 여성성이 있어야 된대. 남을 나보다 내세우고 살짝 뒤로 물러서는, 품으로 포용하는, 부드러우면서도 힘있는! 네가 그런 의미의 여성성을 지닌 리더쉽을 발휘하길 당부하마.

  형섭아, 온라인 상에서 띄우는 편지라 두서가 없어. 우리는 하나로통신 아니라 전화비 부담이 꽤 커^^* 그럼, 이 편지 여기다 숨겨둘 테니 찾아서 읽거라. 언제나 너희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도록 노력하며 살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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