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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불사르리라(연중 29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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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10-26 ㅣ No.4970

 

2000, 10, 26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루가 12,49-53(불을 지르러 왔다)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내가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이 일을 다 겪어 낼 때까지는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모른다.

 

내가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고 온 줄로 아느냐? 아니다. 사실은 분열을 일으키려 왔다.

 

한 가정에 다섯 식구가 있다면 이제부터는 세 사람이 두 사람을 반대하고 두 사람이 세 사람을 반대하여 갈라지게 될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반대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반대할 것이며 어머니가 딸을 반대하고 딸이 어머니를 반대할 것이며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반대하고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반대하여 갈라질 것이다.

 

 

<묵상>

 

불은 모든 것을 재로 만듭니다.

재는 죽음입니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죽음입니다.

 

죽음만이 보입니다.

새로운 생명을 보지 못합니다.

새로운 생명에 대한 희망보다

당장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나도 큽니다.

그래서 선뜻 불을 지르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나섭니다.

예수님께서 불을 지르십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거짓과 어둠을 살라버리기 위해서.

 

예수님께서 분열을 일으키십니다.

평화라는 이름으로 가리워진

증오와 상처를 드러내 아물게 하기 위해서.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새로운 생명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있기에

지금의 죽음을 기쁘게 맞아들이며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섬김과 나눔, 정의와 평화와 진리 가득한 하느님 나라를 일구기 위해

억압과 착취, 탐욕과 위선으로 물든 세상을 사그리 태우는

예수님의 불쏘시개가 되렵니다.

 

잘라 없애버리기 위한 분열이 아니라

진정으로 보듬어 안기 위한 갈라섬이기에

예수님의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세상을 가르렵니다.

 

썩은 것을 묻어버리는 거짓 평화가 아니라

썩은 것을 도려내는 참 평화를 갈망하기에

썩은 것을 들춰내는 예수님의 평화의 사도가 되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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