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성당 게시판

신부님께 한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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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연 [sophia0] 쪽지 캡슐

2008-05-28 ㅣ No.3546

저는 20대 중반 길동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명일동에 살긴 했지만 교구가 길동성당이어서 길동에서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고......

고덕동에서 신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남편도 같이 신앙생활을 했음 좋겠다 싶어 계속 얘길했습니다. 남편은 쉽게 교리공부  하겠단 얘긴 안했지만 그래도 주일미사는 같이 가주었습니다. 임신한 몸으로 남편과 같이 간 명일성당에서 어느날 신부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본당 신축에 돈이 많이 들었노라고. 스테인드 글라스를 이탈리아에서 직접 사왔노라고. 물론 우리나라에서 제작 한 걸 쓸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본고장 물건과는 비교가 되지않고 품질이 떨어져 서 쓸 수가 없었다고. 그래서 이탈리아 현지 제품을 성당에 썼는데 그 돈을 아직 다 못냈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신자분들이 헌금을 많이 내어달라고 하셨습니다. 현금이 많지 않으신 노인 분들은 카드도 되니까 할부로 내셔도 된다고까지 하셨습니다. 전 좀 많이 당혹스러웠습니다. 설득해서 함께 간 남편 얼굴 보기가 민망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말했습니다. 이게 하느님 말씀 전한다는 신부님이 하시는 말씀이냐고...하느님이 정말로 이탈리아제 스테인드 글라스를 원하시는 거냐고.....전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 명일동 성당은 가지 않았습니다. 몸도 무거운데 힘들게 가지 말라는 남편 말에 뭐라 더 할 말이 없었기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몇년. 3살 터울 아이들을 맡길 데도 없이 키우다 보니 성당 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거의 안가다시피 하면서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아이들 유아세례도 받게 해주고 싶고 다시 신앙생활을 해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남편을 또 설득해서 교리공부를 마치게 하고 세례도 받게 했습니다. 다시 이사를 한 터라 도로 길동성당에서 말입니다. 아이들 유아세례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큰 아이가 3학년. 영성체 교리공부를 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길동성당에서는 한달간 교리공부를 한다고 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영어학원에 등록한 지 한달만에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시험까지 쳐서 겨우 들어간 학원이라 그만두게 하겠단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이도 겨우 적응 해 가는 때였고, 남편도 신앙심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 제 입장이 난처했기때문입니다. 올해 안되면 내년이라도 영성체를 받게 해야겠다 생각하며 올해는 그냥 넘기려 했습니다. 

그런데 명일성당에서는 방학인 8월 일주일간 영성체 교리 공부를 한다는 소식을 아는 분께 들었습니다. 정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명일성당엔 아이 친구들도 많아 낯설지 않을테고, 무엇보다 제때에 영성체를 받게 할 수 있겠단 생각에서 말입니다. 작은 아이까지 데리고 걸어가기엔 조금 멀긴 하지만, 한여름 땡볕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올 해 할 수 있다는 게 어딘가싶어 정말 기뻤습니다. 남편에게도 학원 일주일만 빠지겠단 얘길 하고 아이에게도 얘길 하고, 지난 24일엔 직접 성당까지 다녀왔습니다. 아이가 교리받을 성당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주고 싶어 온식구가 같이 갔다왔습니다. 그날은 본당 10주년이라 하며 바자회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세히 알고싶어 명일성당 사무실에 전화한 어제.....정말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한마디로 안된다고 거절하셨습니다. 본당 아이가 이니기 때문이라 하셨습니다. 본당 주일학교에 등록한 아이들만 교리공부 후 영성체를 준다 하셨습니다. 저희 아이도 길동성당 주일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미사보고 교리공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스카우트에도 가입하여 즐겁게 다니고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당 아이가 아니면 다 소용없다 하셨습니다. 또 한번 당혹스러웠습니다. 성당이 무슨 종파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걸 또 본당을, 교적을 따져가며 영성체 교리교육을 해야한다니 많이 실망스럽습니다. 무슨 이권 단체도 아닌데 우리본당 남의 본당 따져야 한다니....어쩐지 편협하단 느낌이 드는 걸 어쩔 수 없습니다. 글쎄, 제가 모르는 무슨 중요한 이유가 있는 걸까요? 저는 교리 시작하면 매일 데리고 다니려고 길까지 익혀두었습니다. 작은 아이에게도(혼자 둘 수 없으니) 같이 왔다갔다 하자고 말해두었는데, 다 쓸데 없는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직 남편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아마 얘기하면 그럼 그만두라 할 것입니다. 뭐 성당이 그러냐고. 그렇담 영성체 받지말라고.

물론 교적이 있는 본당에서 영성체를 못받은 저희 잘못이겠지만 제 좁은 소견으로 참 이해하기 힘듭니다. 다른 성당은 어떤지 알아보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명일성당에 대한 기억은 또 안좋은 것이 하나 늘었습니다. 안그래도 믿음이 깊지 않은 남편에게 또 한번 할 말이 없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도 명일성당 어린이가 아니라 오지말란다고 말해줘야 겠습니다. 글쎄요....성당마다 교리 내용이 달라서 일까요?

그럼 명일성당 교우분들끼리만 늘 함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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